중기중앙회·경총 실태조사 발표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6일부터 13일까지 조사한 ‘내년 최저임금 적정 변동 수준’에 대한 응답률.
경북·대구를 비롯한 전국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약 9곳이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추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의견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해 초부터 국내와 전 세계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악화가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중기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6일부터 13일까지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6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를 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88.1%는 ‘내년 최저임금 수준이 올해와 같거나 낮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 중 ‘동결’ 응답률은 80.8%다. 지난 2016년 51.3%, 2017년 36.3%, 2018년 48.2%로 집계된 ‘동결’ 응답률을 훌쩍 넘겼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9.0% 이상의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던 중소기업들이 지난해 동결로 응답한 비율 69.0%보다도 10.0% 이상 높은 수치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여부에 따라 고용시장 경기도 온도 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신규채용 축소’(44.0%)나 ‘감원’(14.8%) 등 고용축소(58.8%)로 대응할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이 절반 이상이다.

특히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영난이 계속될 경우 감원이 불가피한 시기로 ‘6개월 이내’(33.0%)와 ‘9개월 이내’(45.0%)이라는 응답 비율이 높아 올해 임금수준에서도 고용유지가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경영·고용상황 회복에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56.5%)을 차지했다.

중기중앙회는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75.3%가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라고 답했고, 65.7%는 2분기 실적 또한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금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될 정도로 우리 경제와 고용수준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소모적 논쟁보다는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하는 데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현재 기업들은 외부의 어쩔 수 없는 요인에 의한 출혈 경영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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