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 낙동강 방어선 구축 핵심…주민 제보로 전세 역전 최초 승리

1950년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국군 제17연대가 화령장 전투 매복작전을 펼치고 있다.화령 전승기념관 제공
“방금 인민군이 여기 와서 소 두 마리를 끌고 갔고 어제 인민군 일부 병력이 상주 쪽으로 이동했어요.”

이렇게 주민의 제보로 5일간의 기적 같은 ‘화령장 전투’는 서막이 올랐다.

1950년 7월 북한군의 파죽지세로 우리 국군은 후퇴를 거듭했고 북한군 15사단의 주력부대는 상주를 거쳐 김천에 진출해 국군 6사단과 미군 주력부대의 퇴로를 차단하고 섬멸함과 동시에 낙동강 전선을 넘보는 형세였다.

북한군은 소백산맥을 돌파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고 상주 화령장은 꼭 지나쳐야 하는 곳이다.

이렇게 암울한 시기에 6·25 전쟁의 흐름을 뒤바꾼 역사적인 전투가 바로 ‘화령장 전투’다.

‘화령장 전투’는 1950년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상곡리 전투’와 ‘동관리’ 전투로 구분된다.

그 당시 북한군 15사단은 홍천-여주-보은-상주 방향으로 진격했고 육군은 문경-함창-상주 지역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상곡리 전투’는 제17연대가 함창 방어선을 구축하는 제6사단을 지원하기 위해 함창으로 이동하던 중 화령 주민으로부터 17일 오전 7시께 북한군 이동에 대한 제보를 받음으로 시작됐다.
1950년 7월 17일 국군 제17연대 1대대의 화령장 전투인 상곡리 전투 상황 배치도. (북한군 제15사단 48연대의 이동 경로와 송계 초등학교 맞은편의 국군 제17연대 1대대의 매복 작전 배치도)
이동을 멈춘 제17연대 1대대(소령 이관수)는 정찰을 통해 오전 11시께 북한군 전령을 생포하고 북한군 제15사단 제48연대가 이곳을 지나 상주에 진출한다는 이동 경로를 파악했고 오후 2시께 상곡리 일대에 매복 작전을 펼쳤다.

이어서 오후 4시께 북한군 48연대 주력부대가 나타났고 저녁 식사를 위해 오후 7시께 송계 초등학교에 집결한 북한군을 제17연대 1대대가 기습 공격했다.

전투는 40여 분 만에 끝이 났고 기습공격에 속수무책이던 인민군 250여 명을 사살하고 30여 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거뒀다.
1950년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국군 제17연대의 화령장 전투 중 동관리 전투 상황 배치도. (제17연대 본부의 예비대대 3대대를 매복 중인 2대대 좌측으로 배치하여 매복 작전을 보강·지원하고 있다.)
‘동관리 전투’는 18일 오전 10시께 수색대 파견을 통해 적 전령 2명을 생포해 북한군 15사단 45연대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면서 이어졌다.

이를 통해 북한군 45연대가 이곳을 통과할 것과 48연대와 통신이 끊긴 것을 확신한 제17연대(중령 김희준)는 18일 오후 8시께부터 제2대대(소령 송호림)를 봉황산 동관리 일대 매복 작전에 투입했다.

19일 오후 2시께 매복작전 중인 제2대대 앞으로 진출한 북한군 보급부대 우마차 10여 대를 격파했다. 이 전투로 북한군 45연대가 48연대와 연락 끊어진 것이 확실했다.

이에 연대장은 제3대대(소령 오익경)를 동관리 좌측 장자동으로 이동해 방어력을 강화했고 제2대대는 매복을 지속했으며 1대대는 2대대 우측에서 매복작전을 지원했다.

21일 오전 5시 30분께 갈령 방향에서 적 45연대가 출현했고 오전 6시께 공격개시 신호탄과 함께 집중 기습공격으로 북한군을 공격하고 오후 2시께 잔당까지 섬멸했다.

그 결과 인민군 사살 356명, 포로 26명을 생포했다.

5일간의 기적적인 두 번의 전투는 인민군 600여 명 사살과 50여 명을 생포하고 많은 전투 장비를 노획했지만, 아군은 4명 전사, 30여 명이 상처를 입었다.

‘화령장 전투’는 6·25전쟁 중 절대적으로 불리했던 전세를 바꾼 육군 최초의 값진 승리이자 연합군의 낙동강 방어선 구축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제공한 전투로 평가된다.

이 전투로 보병 제17연대 전 장병(2600여 명)은 1계급 특진을 받았다.

이후 제17연대는 다부동 전투, 인천상륙작전, 수도탈환, 철의 장막 전투 등에서 대활약했고 육군 제2사단 17연대로 편제되었다가 최근 제17여단으로 승격했다.
상주시 화서면에 조성된 화령 전적지의 화령장지구전적비 전경.김범진 기자
한편 상주시에는 ‘화령장 전투’를 기념하고 상기하기 위해 ‘화령 전적지’를 조성하고 ‘화령 전투 전승 기념행사’ 실시 및 ‘화령 전승 기념관’을 설립·운영 중이다.
상주시 화서면 옛 송계초등학교 자리에 조성된 ‘화령 전승 기념관’이 2018년 10월부터 운영 중이다. (김범진 기자)
‘화령 전적지’는 1980년 화서면 신봉리에 소설 ‘붉은 신호탄’의 배경인 ‘화령장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고 2012년에는 장비전시장에 탱크와 장갑차 전시와 무공수훈자공적비 등 참배를 위한 시설이 추가 마련됐다.

매년 호국보훈의 달인 6월과 ‘상주 화령 전투 전승 기념행사’에 헌화·분향으로 참배한다.

또한 ‘화령 전투 전승 기념행사’가 2009년부터 매년 개최됨으로써 호국 문화축제로 발전시켜 호국충절의 도시 상주의 이미지를 높인다.
제11회 상주 ‘화령 전투 전승 기념행사’가 2019년 10월 16일 상주시 북천 둔치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고 있다.상주시 제공
상주시와 제50사단은 2018년 ‘화령 전승기념관’ 개관으로 2020년부터 상주시 북천 둔치와 ‘화령 전승기념관’에서 상호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화령 전승기념관’은 상주시가 화서면 화송리 옛 송계분교 자리에 2018년 10월부터 운영 중이다.

전승기념관은 부지 2만6391㎡에 연 면적 2772㎡로 예산 124억여 원을 들여 2015년 12월에 착공해 2018년 3월에 2층 건물로 준공됐다.

현재 나라 사랑 정신계승과 호국 안보, 화령전투의 스토리텔링을 통한 안보 교육장으로 운영한다.

김범진 기자
김범진 기자 goldf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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