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C 미포함 등 법의 맹점 이용…무분별한 조업에 어족자원 고갈

6일 오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도로 곳곳에는 해수부의 자망 어선 오징어 조업 규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손석호 기자
포항 구룡포 오징어 채낚기 어민들이 서·남해의 자망 어선의 강도 높은 오징어 경쟁 조업으로 자원 고갈이 우려된다며 수산 당국의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6일 구룡포 채낚기 선주협회에 따르면 70척 가량의 구룡포항 채낚기 선박뿐만 아니라 강원~부산까지 동해안 채낚기 어선들은 1~9월까지 오징어 조업을 위해 20여 년 전부터 남·서해 어장으로 이동해 조업을 이미 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오징어 어획량 부진에 따른 가격 상승 영향으로 남·서해에서는 오징어 TAC 참여·미참여 어업 업종을 불문하고 많은 어선이 좁은 어장임에서 오징어를 경쟁 조업하면서 자원 고갈이 우려되고 있었다.

특히 참조기를 주로 조업하는 유자망어선들이 참조기의 금어기를 틈타 3년 전쯤부터 남·서해에서 집중적인 오징어 조업을 위한 유자망 어구를 개량 사용해 오징어를 대량 어획하고 있다고 구룡포 어민들은 밝혔다.
6일 오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도로 곳곳에는 해수부의 자망 어선 오징어 조업 규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손석호 기자
자망어업은 ‘유자망(그물을 수면에 수직으로 펼쳐 조류를 따라 흘려보내면서 물고기가 그물코에 꽂히게 해 잡는 어법)’과 그물이 고정돼 있는 고정된 ‘고정자망’으로 나뉜다.

채낚기 어선들은 이중 유자망 어선이 그물 길이가 15㎞가량으로 매우 길고 그물코도 촘촘해 어업 강도가 강하고, 채낚기어선이 집어등을 켜면 옆을 지나면서 조업 방해 및 어구 훼손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점차 유자망 세력이 확대돼 서·남해서 오징어를 잡는 어선은 100여 척에 이르고 있고, 올해부터는 그 중 일부인 10여 척 어선이 동해까지 이동 조업해 어민 간 분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오징어는 해양수산부의 바다 수산자원 고갈을 막기 위한 어업량 규제 방법인 ‘총허용허획량(TAC) ’대상 어종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오징어의 TAC는 근해채낚기·대형트롤 등 총 5개 업종만 제한돼 있고, 자망어업은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룡포 채낚기 선주협회 관계자는 “바다의 수산 자원을 지키겠다는 TAC 제도의 맹점을 오히려 악용해 오징어 씨를 말릴 유자망어선의 오징어 어업을 해수부가 오히려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유자망어선의 참조기 금어기 동안 어구 사용 금지 등 현실에 맞는 제도적 규제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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