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표 대구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지난 1월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도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하면서 무엇보다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져 소비심리가 위축돼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 실제 통계청에서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월 이후 79만 명이나 감소했고, OECD에서 발표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 역시 코로나19 이전 2%에서 -1.2%로 하향 조정됐다. 하반기에 2차 대유행이 발생한다면 아마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전망이라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개인이 병원비를 직접 부담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우리나라가 이번 코로나19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과 의료계의 헌신, 정부의 신속한 대처, 사각지대를 채워주는 사회복지사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진단·치료비 부담 없이 적극적 방역을 가능케 한 건강보험제도가 근간에 있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제도는 국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경제회복의 방파제’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처럼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을 때면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건강보험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퇴원한 미국 환자가 1000만 원이 넘는 청구서를 받았다는 소식을 보며 한국의 건강보험의 역할을 잊을 수 없다. 얼마 전 ‘코로나19 이후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서 ‘적정수준의 보험료는 부담할 가치가 있다’는 국민 의견이 87%로 나타났으며, KBS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 인식조사’에서도 ‘건강보험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이 87%로 조사됐다고 한다.

건강보험제도는 1963년 처음 법이 제정된 이래로 2000년 7월 ‘국민건강보험’으로 통합된 이후, 대한민국 유일의 보험자로서 항상 국민 곁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와 주고 있다. 2017년에는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해 국민 병원비 부담이 큰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여, 실제로 2018년 중증·고액 30위 질환 보장률은 81.2%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며 국민의 병원비 걱정을 덜어드리고 있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국민의 품격 있는 노후를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국민의 평생 건강 지킴이로서 건강보험제도가 운영될 수 있는 데에는 건강보험의 건전한 재정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불확실한 경제 위기 속에서 코로나19와 같은 또 다른 감염병이 발생할 수도 있고, 초고령화 시대로 인한 가계의 의료비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 건강보험이 이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안정되고, 계획적인 재정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정적 재정운영을 위해서라도 건강보험의 적정한 급여에 대한 적정한 부담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건강한 건강보험,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 의료계, 정부가 함께 신뢰와 공감을 바탕으로 상생협력 한다면 앞으로 닥칠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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