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대 유치 활동에만 의존…전담부서 등 업무진척 없어

12일 포항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경북도 제공
12일 포항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경북도 제공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방침 발표 이후 전국에서 유치전이 뜨거운 가운데 정작 의료사각지대인 안동시 등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의대 유치에 난항이 예고된다.

특히 도청 이전 이후 안동지역의 의대 유치는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도 각 후보자가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최대 사안이었지만 정부가 판을 깔아줘도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포항시는 지난 12일 오후 포항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이 자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등 추진위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철우 지사와 이강덕 시장, 김무환 총장을 공동 추진위원장으로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은 자문위원으로 선출했다.

의과대학 유치에 경북지역에서는 안동과 포항이 거론되자 포항시가 발 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하지만 공공 의대 유치를 외치던 안동시는 국립 안동대학교의 유치활동에만 의존한 채 지금까지도 전담 부서를 비롯해 관련 업무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안동대학교에서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안동대 공공 의대 설립 및 신 도청 캠퍼스 조성 설명회’를 개최한 것이 고작이다.

이날 설명회에서 안동대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 의대 설립 추진 방안 발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연구결과 발표 및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11월까지는 ‘안동대 공공 의대 설립의향서 및 정원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11일 교수와 학생, 직원 등을 대상으로 안동대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안동대 공공 의대 설립 및 신 도청 캠퍼스 조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95%가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안동시의 한 관계자는 “의대 유치를 위해 현재 우리 시가 특별히 움직이는 것은 없다”며 “안동대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어 내용 정도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안동시 평화동에 사는 A(40) 씨는 “지난 선거 때 여러 후보자가 안동에 의대를 유치해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해 준다고 공약하고 정부가 판을 깔아줘도 안 움직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경북도청 신도시에 사는 B(37) 씨도 “도청 신도시에 대형병원과 의대가 들어서는 것으로 기대하고 이사를 했는데 안동시가 유치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포항에 의대를 빼앗겨 도청 신도시에 대형병원 유치도 못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지역의 한 행정전문가는 안동시가 의과대학 유치에 더딘 감이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안동대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권기창 안동대학교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장
권기창 안동대학교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장

권기창 안동대학교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장은 “경북 북부지역이 도청 이외에 많은 기관을 경북의 다른 지역으로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공 의대 유치가 지역민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색깔이 있는 만큼 경북 북부지역으로 의대가 유치될 수밖에 없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입증해 안동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포항의 경우 모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에 안동이 의과대학을 유치하려면 이에 걸맞은 인프라를 우선 구축해 의대 유치에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인구 1000명 당 의사는 2.4명으로 이 중 경북은 1000명 당 1.4명으로 광역단체 가운데 16위를 기록했고 10만 명당 의대 정원은 1.85명으로 14위를 기록해 전국 최하위권의 의료현실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증원하기로 한 의대 정원은 10년간 모두 4000명으로 이 가운데 3000명이 특정 지역에서만 근무하는 지역 의사로 선발된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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