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기자

24일 오후 7시 30분 포항-수원간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올시즌 최다인 3만8천239명의 관중이 들어차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1만명에 가까운 수원 서포터즈와 500명가량의 포항서포터즈는 경기장 양쪽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고, 나머지 관중들도 서포터즈의 응원열기에 동참해 장관을 이뤘다.

경기장에 들어선 22명의 전사들도 경기 휘슬이 울리자 말자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경기못지 않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 이날 경기만큼은 세계 그 어느 축구리그에도 뒤지지 않는 멋진 경기가 펼쳐졌다.

또한 그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지만 질서정연한 응원문화와 경기후 썰물처럼 조용히 빠져나가는 수원의 응원문화에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 좋은 경기장과 훌륭한 관중들속에서 치러진 멋진 경기를 더럽히는 사람들이 있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가장 먼저 경기장을 더럽힌 사람들은 심판이었다.

이들은 경기 휘슬이 울리자 말자 수원의 무패가도를 돕기라도 하려는 듯이 일방적인 판정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포항의 공격수가 볼과 아무런 상관없이 수원의 오프사이드 트랩속을 뚫고 들어갔음에도 부심을 여지없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수원의 공격수가 포항 문전에서 PK를 얻어내기 위해 헐리우드액션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경고조치없이 경기를 속개시켰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수원 미드필드에서 롱패스로 찔러준 공을 잽싸게 낚아챈 에두와 신영록마저 순간적으로 플레이를 중단할 만큼 명백한 오프사이드였지만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포항의 조성환은 이같은 주심의 판정에 격렬히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수원 선수들중에서도 "석연찮은 판정이라 승리는 했지만 뒷끝은 씁쓸하다"는 뜻을 밝혀 이들의 판정이 얼마나 문제가 있었는지 알만한 일이다.

그동안 K-리그에서는 심판자질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고 '봐주기 판정'의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어 훌륭한 경기를 망치는 결과를 자아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사건에 대한 명백한 조사를 통해 K-리그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경기도중 포항 코치박스쪽으로 흘러간 공을 가지러 가는 과정에서 파리아스 감독을 치는 다소 감정적인 모습을 보인 수원 이정수의 태도도 그리 예쁜 모습은 아니었다.

차범근 감독은 승리에 도취하기 전에 이정수의 플레이에 대한 사과를 통해 진정한 승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또한가지 더 든다면 수원서포터즈가 내건 플래카드이다.

수원서포터즈의 응원은 정말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큼 훌륭했지만 경기장 한켠에 포항스틸러스의 전신인 포항아톰즈의 캐릭터와 함께 '친일족보도 족보냐'랴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신성한 스포츠경기에 이같은 문구들로 감정을 자극한다면 스포츠 본연의 정신을 잃게 될 것이며, 또다른 분열을 일으키게 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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