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마술사

“관객들에게 신기함을 넘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마술사가 되고 싶습니다.”

씨아트 매직(C Art Magic) 소속 제너럴매직(스토리가 있는 마술) 전문 김인수 마술사.

1990년 포항에서 태어난 그의 어린 시절 첫 꿈은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때 축구 경기 중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은 뒤 약 2년 간 후유증을 겪으며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했다.

치료받던 당시 TV를 통해 처음 본 마술쇼에서 그는 마술사라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독학으로 마술을 배우고 재료를 손수 만들며 친구들에게 마술을 선보이던 그는 2009년 마술학과가 있는 부산의 한 대학교에 입학해 프로 마술사로 활동하던 교수들로부터 전문적인 이론과 기술을 습득했다.

이후 2013년, 대학교를 졸업 후 군 제대까지 마친 인수씨는 구미의 한 마술공연팀의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당시 공연장 청소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30만 원 남짓의 월급을 받아가며 공연 경험을 쌓아가던 그는 불현듯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무대에 올라 펼치는 마술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마술이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마술이라는 점을 깨달으면서다.

그때부터 인수씨는 무대에 오른다는 상상만으로도 두려움을 느꼈다. 무대에 올라 마주하는 관객들은 모두 저승사자로 보일 만큼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렸다.

결국 첫 번째 공연팀을 그만둔 그는 다시 한번 꿈을 펼치고자 경기 파주에 위치한 마술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2015년 대한민국에 메르스 사태가 벌어지면서 공연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인수씨가 몸담고 있던 회사도 이를 피할 길 없이 그대로 와해 됐다.

김인수 마술사
김인수 마술사

최악의 한해를 보낸 그는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다가 스페인에서 열리는 마술대회에 게스트로 초청된 동료 마술사로부터 동행을 제안받아 함께 여행길에 올랐다.

이때 마드리드 길거리에서 동료의 마술도구를 빌려 무작정 마술을 선보이던 그는 지나가던 행인들이 모여 감탄을 내뱉고 박수를 쳐 주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마술을 하고 싶다는 큰 변화가 생겼다.

여행을 마친 후 귀국한 김인수 마술사는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월세방을 전전하며 연습실과 일감을 찾아다녔고, 현재 소속된 씨아트를 만나 안정을 찾으면서 각종 국내외 마술 대회에 출전했다.

2015년 부산 국제 매직페스티벌 특별상을 시작으로, 2016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인터네셔널 매직 카니발에서 3위를 기록했다.

또 역사적으로 세계적인 마술사들이 참여하는 대회로 알려진 알렉산더 국제 매직컨벤션에서는 2016년 대회 당시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이 외에도 2017년 세계마술연맹 아시아 챔피언쉽 본선과 2019년 TMA 국제 매직컨벤션 결선에 진출하는 등 계속해서 ‘내 이야기가 담긴 마술’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득 피로와 공허함이 몰려올 때도 있었지만, 김인수 마술사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마술공연에서 또 다른 활력과 의미를 찾는다.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 공연 등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그 어떤 공연보다 순수하고 값지다.

김인수 마술사는 “성공에만 집착하지 않고 배움이라는 과정 자체에 무게를 두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마술사가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스런 추억으로 남을만한 이야기가 담긴 공연을 선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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