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곽수하(왼쪽)·조성현 교수.
최근 영상 인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CCTV나 블랙박스로 범죄나 사고를 확인하고 범인을 잡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나 전투기 등의 전면 디스플레이에 영상 인식 기술이 적용되면서 외부 환경을 빠르게 인식하고 대응하기도 한다. 그런데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어떻게 될까.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비전 국제학술대회인 ‘유럽 컴퓨터비전 학술대회 2020(16Th European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ECCV)’에서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이런 악천후 상황에서도 영상 인식 모델들이 강인하게 동작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영상 증강 모델을 소개했다.

딥러닝의 발전에 힘입어 영상 인식 기술 또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실에서 종종 마주하는 우천, 폭설, 안개, 그리고 카메라의 저노출, 과노출, 잡음 등의 악조건 속에서는 인식률이 현저히 하락한다. 이는 실세계에 적용되는 영상 인식 기술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며,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이 안전과 직결된 응용 분야들에서 큰 문제가 된다.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의 곽수하, 조성현 교수, 그리고 컴퓨터공학과의 손태영, 강주원, 김남엽 통합과정 학생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상 인식 인공지능 모델들에게 안경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영상 증강 모델을 개발했다.

AI 영상 인식 증강 모델. 눈과 안개 등으로 인해 잘 보이지 않는 영상(a)이 증강 모델을 거치면(b), 오염되지 않은 영상(c)과 비슷해진다. (d)는 오염된 입력 영상과 영상 증강 결과 사이의 변화량을 보여준다. 붉은색이 변화가 많은 부분. 포스텍 제공
이 모델은 기존의 다양한 영상 인식 모델들의 앞에 부착돼 각종 악조건으로 인해 손상된 입력 영상을 인식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시킨다. 또한, 다양한 오염의 원인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됐고, 어떠한 영상 인식 문제와 모델 구조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학습된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제안하는 모델이 영상 분류에서부터 물체 검출 및 분할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영상 인식 모델들의 인식률과 신뢰성을 높이고, 현존하는 영상 개선 모델들과 비교해 그 효과가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 모델은 영상 인식 시스템을 변경할 필요 없이 그 앞에 부착되어 성능을 높이기 때문에 기존 인식 모델들을 재학습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영상증강 모델은 다양한 악조건에서도 정확한 영상 인식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실제 생활에 응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나 낮은 성능의 카메라 시스템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도 신뢰성 있는 영상 인식이 가능케 할 수 있다.

한편 ECCV는 인공지능 및 컴퓨터비전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대회 중 하나로,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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