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김천 혁신점 윤성호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2년부터 지역 의료원에 취업했지만, 근무를 하면서도 항상 자영업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했어요.”

고향 김천을 지키면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해 보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뚜레쥬르 김천 혁신점 대표 윤성호 씨(30).

3~4년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도 ‘개인사업을 하면 아버지처럼 일찍 기반을 잡고 안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2015년부터 퇴근하자 마자 여기저기 시장조사를 하면서 창업 준비를 시작했다.

김천의료원에 근무하면서 직원으로서의 고충도 느꼈지만 동료들과의 좋은 인관 관계가 앞으로 사회생활의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근무했다.

창업준비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업종선택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율곡동 혁신도시단지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커피·제과 계통의 체인점을 알아보던 중 2016년 뚜레주르 본사로부터 부모님이 노후 준비로 마련해 놓은 건물에 개업 제안이 들어왔다.

당시 혁신도시단지에는 공공기관 이전과 고속철 김천·구미역과 인근의 대단지 아파트 신축 등 개발 붐이 일고 있었다.

대기업의 체인이고 브랜드도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어 별 망설임 없이 도전해보기로 했다. 2017년 직장생활 4년 만에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제출하고 혁신단지 인근에 뚜레쥬르점을 오픈하면서 드디어 ‘오너로서 내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아침 일찍 가게 문을 열고 창문을 닦고 청소를 열심히 하면서 열심히 일했지만 처음부터 성취감을 맛볼 수는 없었다.

뚜레쥬르 김천 혁신점 윤성호

체인점이다 보니 남는 이익이 적었고, 인건비와 운영비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사장이어서 관리만 하고 시간이 많다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매일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세팅해 직원들을 도와야 했고 정산에 집기 관리 등 할 일이 태산 같았다.

아르바이트생들의 잦은 이직도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했고 직원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했다.

2~3년 만에 매장을 안정시키고 농산물 유통업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홀로서기에 매진했다.

오후 3시면 농산물 유통업을 하시는 아버지 사무실로 출근해 거래처 인사·창고 정리·제품 정리 등을 하며 유통 공부를 시작했다.

아버지 옆에서 일을 도울 때면 야단을 많이 맞기도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다 자식이 잘되게 하기 위해서 꾸중하시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지난해 결혼한 아내는 농민사관학교에 청년 창농반을 수료하고 농산물 유통과 관련한 마케팅 등을 공부하고 있다.

김천은 포도·자두·복숭아·양파 등이 생산되고 교통요지라 1차산업의 농산물 유통관련 산업이 전망이 밝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젊은 내가 김천을 지키면서 고령화된 농촌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축산물을 유통단계부터 부가가치를 높여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이득을 볼 수 있는 유통구조로 만들어 부자 농촌을 만들고 젊은이가 떠나는 농촌을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으로 만들고 부자 농촌으로 변화시키는 데 힘을 보태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나이 30이 되니 부모님이 늙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커 보이기만 하던 아버지가 가끔 작아 보이고 어머니의 손주름이 하나둘씩 늘어간다. 틈틈이 가족과의 추억을 만드는 시간을 더 가져야겠다.

윤성호 대표는 “젊은 시절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데 힘들지만 고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고향을 지키면서 고향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농민과 소비자들이 함께 이익을 볼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직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김부신 기자
김부신 기자 kbs@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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