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노랑' 거부감 많아…김종인 "원래 내가 흰색 정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국민의힘이 새 당 색으로 ‘빨강·파랑·하양’ 3색을 혼용하기로 결정했다.

새 당색 초안 중 진보의 상징색이라는 노랑을 빼고 흰색을 넣었다. 흰색은 당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한 색깔로 알려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당 색은 빨강·파랑·하양”이라며 “기존 노란색을 빼고 흰색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의 입을 통해 당색이 공표되기까지 개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수차례 비대위와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은 탓이었다.

애초 지난 14일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비대위에 보고한 초안의 구성은 빨강, 노랑, 파랑이었다.

복수 당색이라는 전례 없는 시도에 당내에서는 ‘파격’과 ‘오버’라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무엇보다 노란색을 두고 마지막까지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각각 전신 정당들의 상징색이었던 빨강(새누리당)과 파랑(한나라당)과 달리, 노랑은 보수 진영에서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다는 점이 거부감을 샀다.

현재 정의당이 당색으로 사용하고 있는 데다가,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민주당의 전통적 당 색깔로 인식되어 있다는 것이다.

의원들 사이에서 기존 ‘해피핑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빨강·노랑·파랑’ 3색 혼용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맞선 가운데 제3의 대안을 선택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원래 내가 흰색으로 정했었다”며 “여러 사람이 노랑색을 이야기해서 검토했는데, 노랑색에 대한 거부 반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정강정책과 당명 개정에 이어 새 당색을 마무리지음으로써 앞으로 여의도 당사 재입성, 당협 재정비, 선거기획단 발족 등 내년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김종인호의 구상이 의도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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