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학 박사
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학 박사

현재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진련 시의원의 월권과 갑질 문제로 시끄럽다. 개인 자격으로 피감기관을 방문하는가 하면, 피감기관의 인사권자에게 자신과 나쁜 관계에 있던 직원을 헐뜯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4월 중구 모 구의원이 민주당의 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다가 당에서 제명되었다. 6월 서구 모 구의원은 갑질과 선거법 위반으로 제명되었다. 7월 북구 모 구의원은 음주운전으로 기소된 후 탈당했다. 4명의 달서구 구의원은 업무추진비 유용으로 9월에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했다. 달서구 모 구의원은 마을기업의 차량을 2년가량 사적으로 사용하다가, 9월 시민단체에 의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를 당했다. 이처럼 대구에서 민주당 지방의원들의 일탈은 위기단계까지 와 있다.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부실한 공천과 당원 교육이다.

첫째, 부실한 공천이다. 민주당 대구시당 공관위는 지난 6·13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기준으로 당 기여도, 의정활동 능력, 도덕성, 당선 가능성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의원 모두 도덕성 검증에 실패한 사례다. 특히 중구의 모 구의원은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뒤, 미래한국당에 비례대표 공천까지 신청했다. ‘당 기여도’의 검증실패다. 이진련 시의원은 비례로 당선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의원 1인과 의회 및 상임위원회 차원의 활동영역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의정활동 능력’의 검증실패다. 대구시당은 선거를 위한 조직이다. 인재의 발굴과 양성, 이들에 대한 검증은 상시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4년 동안 이러한 활동을 하지 않다가, 선거가 임박해서 단박에 하려 하니 부실한 검증과 공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둘째, 허술한 당원 교육이다.「더불어민주당 당규 제6호」 제41조를 보면, 시도당 교육연수위원회는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1년에 16시간, 권리당원 4시간, 신입 당원 4시간의 교육연수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대구시당 교육연수위원회 단독으로 정식 교육명칭을 사용하는 교육연수를 본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 중앙당의 순회교육에 얹혀 가거나, 간담회나 기타 행사를 교육으로 뻥튀기하고 있다. 당원 교육의 기능은 소속 정당에 대한 애착심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사회화이다. 여기에는 통제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교육을 통해 당인의 행동기준을 습득하고, 소속 정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행동한다. 선출직 공무원은 소속 정당의 명예를 중시한다. 당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이러한 통제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 위 두 상황에서 비롯된 위계질서의 붕괴이다. 지역위원장은 지방의원 후보자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당선된 후에도 지역위원장과 원팀을 형성하여 소속 정당과 지역구민을 위해 활동한다. 대구의 민주당은 다르다. 지역위원장이 원외이기 때문이다. 지역위원장이 지방의원 후보자 추천권을 행사하지만, 당선되고 나면 위치가 역전된다. 지방의원은 의원이랍시고 지역위원장의 통제에 잘 따르지 않는다. 원외인 지역위원장은 쪼그라진 처지 때문에 지방의원을 통제할 기력을 상실한다. 공천과 교육이 보완책이 될 수 있다. 공천 과정에서 조직 적응력과 애당심이 없는 지원자를 걸러내면 된다. 교육을 통해 지역위원장과 지방의원을 조화롭게 하면 된다. 이것저것 아무것도 없는 대구에서, 지방의원의 천방지축은 예견되어 있었다.

민주당의 험지라는 대구광역시지만,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 지방선거에서 상당수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들의 일탈을 보면서, 대구시민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대구의 보수당 일당독재는 굳어진다. 물론 늦지 않았다. 우선 문제가 된 시의원과 구의원을 내쳐야 한다. 이들이 민주당에 존재하는 한, 시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 다음으로 상시공천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상설 인재영입위원회를 만들어 후보자를 찾고 이들을 검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당원 교육을 내실 있게 진행해야 한다. 교육연수위원회 주관하에 당규가 정한 교육시간을 충실하게 소화해야 한다. 교육과목도 현실성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민주주의, 정당, 선거, 선출직 공무원의 활동 방향 등이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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