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방역 구멍…코로나19 온상 되나

일부 관광지에서 사용되고 있는 체온측정기. 기온이 15℃이하로 떨어지면 에러코드가 뜨면서 체온 측정이 되지 않는다.
일부 관광지에서 사용되고 있는 체온측정기. 기온이 15℃이하로 떨어지면 에러코드가 뜨면서 체온 측정이 되지 않는다.

 

일부 관광지에 설치된 발열 체크 장비가 기온이 떨어지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방역책임기관인 지역 보건소는 실태 파악조차 못 하고 있어 겨울철 코로나19 방역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안동 하회마을·병산서원과 봉화 국립 백두대간수목원, 영주 소수서원·무섬마을 등 주요 관광지에서는 실외에서도 발열 체크를 하고 있지만, 기온이 15℃ 이하로 내려가면 실외에서는 체온 측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중인 체온측정기는 대부분이 실내용 제품으로 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아침저녁으로 실외에서 체온측정을 하면 에러코드가 뜨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4일 지역의 한 관광지 발열 체크 현장에서 체온측정을 시도했지만 에러코드가 뜨면서 체온이 측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방역요원들은 임시방편으로 체온측정기를 데우기 위해 주머니 속이나 온도가 높은 곳에 두었다가 잠시 꺼내 체온을 측정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잠시만 작동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실질적인 체온 측정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전국에서도 잇따르면서 체온측정기를 만든 업체의 홈페이지에도 관련 사례에 대한 문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QR코드 인식을 통해 개인정보 확인으로 열 체크와 소독 등을 하는 방역게이트도 일부 지역에서는 기기 오류로 인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지만 관할 보건당국은 오류현황 파악 조차 못하고 있다.
QR코드 인식을 통해 개인정보 확인으로 열 체크와 소독 등을 하는 방역게이트도 일부 지역에서는 기기 오류로 인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지만 관할 보건당국은 오류현황 파악 조차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수천만 원의 세금을 들여 설치한 방역게이트 역시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QR코드 체크를 통해 개인 정보를 인식하고 열 체크와 소독 등의 순으로 방역게이트를 통과하는 시스템이지만 일부 기계에서는 자체오류로 인해 QR코드조차 인식하지 못해 개인정보는 물론 발열 체크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현장 방역 상황이 이러한데도 방역책임기관인 보건소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익명의 한 방역요원은 “체온측정기 문제를 시에 문의했지만 시의 답변은 ‘그냥 통과시켜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형식적인 방역 활동에 불과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실외에서도 체온측정기를 사용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아마 방역요원이 사용법을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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