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방역의식 다잡아야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어사를 찾은 관광객들이 법당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경북일보DB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진 지난 24일 오전 포항 오어사.

비교적 이른 아침 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오어사 둘레길에는 단풍 구경을 위해 찾은 등산객들로 북적였다.

오전 10시께 오어사 출입로 인근에 위치한 임시주차장과 공영주차장 2곳은 이미 자동차들로 가득 차 북새통을 이뤘다.

등산객들은 트래킹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나, 둘레길 곳곳에 준비된 벤치에 앉아 함께 온 일행과 음식을 나눠 먹는 이들에게선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 둘레길 중간에 마련된 쉼터에 마련된 테이블과 의자에는 10여명의 등산객들이 함께 온 일행들과 함께 맥주 파티를 벌이는 등 회식자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등산객 A씨는 “등산로에서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잘 끼고 있었다”면서 “쉼터를 지날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마주치면 최대한 거리를 두고 지나간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의 방역 의식이 느슨해져 다시 한번 다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칠곡 가산산성. 이곳에 등산을 온 인원 20여 명은 한 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산을 올랐다. 가파른 산을 오르길 20여 분. 숨쉬기가 불편한 한 50대 남성이 마스크를 턱으로 내리는 이른바 ‘턱스크’를 하자, 아들로 보이는 초등학생이 눈치를 줬고, 이내 겸연쩍은 표정으로 마스크를 고쳐 썼다.

등산객 박모씨는 “한창 더울 땐 턱스크를 한 등산객이 종종 보였지만,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대부분 마스크를 하고 등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대구의 한 예식장은 ‘침묵의 기념사진 촬영’ 현장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기념사진 촬영 시 마스크는 벗되 말은 하면 안 된다’는 예식장 규칙 때문이다. 하객들은 결혼식이 끝나고 기념사진 촬영장소로 이동할 때는 마스크를 쓴 채 신랑·신부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사진 촬영 전 하객들이 마스크를 벗자 결혼식장은 번쩍이는 플래시와 ‘찰칵’거리는 사진기 소리만 들렸다.

이인혜(33·여)씨는 “예식장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코끝까지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한다”며 “결혼식 참석에 신경이 쓰였지만, 다들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실내는 물론이고 야외에서도 2m(최소 1m) 이상의 거리두기는 꼭 지켜야 한다.

거리두기가 어려운 상황에는 항상 마스크 착용해야 한다. 다만 산행 등 활동 중 숨이 차서 호흡이 어려운 경우 거리두기가 가능한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또 유흥시설, 노래방과 같은 3밀(밀폐·밀집·밀접) 장소 방문은 자제해야 한다.

식당을 방문했을 때는 가급적 혼잡하지 않은 장소와 시간에 이용하고 이동 시나 식사 전후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음식 섭취 시 맞은편 자리를 비워 앉거나 한 방향으로 착석, 거리 유지, 개인위생, 대화 자제, 개인 접시에 덜어 먹기 등의 위생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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