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비용만 최소 400조 달해…미국 등 경쟁국 전략 참고해야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제2차 산업계 토론회’가 열렸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탄소 대량배출업종이 정부가 마련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초안대로의 전환비용만 최소 400조원에 달해 국제경쟁력을 잃고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5대 업종협회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제2차 산업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2차 토론회는 지난 17일 국민토론회에서 공개된 내용에 대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보완과제를 제안하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지금 수준의 대책으로는 국내 제조업의 생존이 위태롭다며 저탄소 사회로 전환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추정하고 재원마련 등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철강·석유화학·시멘트 3개 업종만 400조원에 가까운 전환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며 “여기에 수명이 남은 기존 설비의 매몰비용까지 고려한다면 비용은 훨씬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대국민토론회에서 산업부문의 전환수단으로 수소환원제철·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토론자로 나선 민동준 연세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수입해 제품을 만들고, 이를 다시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과정에서 과도한 비용부담은 결국 국내 기업이 이룬 원가경쟁력을 무너뜨려 고용 감소는 물론 제조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철강·석유화학·시멘트 산업 등은 자동차·IT·건설 산업 등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소재산업이기 때문에 이들의 경쟁력 저하는 국내 제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치밀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EU는 독일을 제외하면 제조업 기반이 약해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없으며, 미국·중국·일본 등 제조업에서 우리와 치열하게 경쟁중인 국가들의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영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도 “제조업 기반이 약한 EU의 경우도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향후 10년간 1천300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2050 LEDS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간의 소통·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LEDS 정부(안)을 마련한 뒤 오는 11월 공청회를 거쳐 12월까지 UN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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