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선 시 부문

왼쪽부터 도광의, 하청호, 조영일, 송진환(글) 심사위원.

본심 심사위원 네 명에게 넘어온 작품은 예심을 거쳐 올라온 60편이었다. 그것을 네 명이 나누어 몇 번을 거듭 윤독했다. 그런 연후 19편을 1차로 걸러냈다. 걸러낸 19편을 다시 윤독해 그 중 상위 4편을 골라냈다.

대상 수상작이 된 백명순의 ‘서문시장 수제빗집’을 뽑아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른 작품에 비해 완성도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돋보여 심사위원 모두가 이견 없이 최고작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다시 2차로 나머지 18편을 심도 있게 논의한 끝에 전종대의 ‘틈’을 금상에, 이종호의 ‘면경’과 안행덕의 ‘을숙도 현대미술관’을 은상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백명순의 ‘서문시장 수제빗집’은 곳곳에 상당한 수련의 흔적이 드러난다. 우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낯선 언어들이 아니면서도 천박하지 않아 독자들 가슴을 쉽게 파고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게딱지 손’ → ‘밀가루 반죽은 ‘뚝 뚝’ 그녀를 잘라‘ 먹고 → 다시 ’수천 개의 게딱지’로 치환되는 수제비의 흐름이 또 좋았다. 함께 낸 다른 작품들도 비교적 고른 수준이었을 밝혀둔다.

전종대의 ‘틈’은 시인도 시의 첫머리에서, 틈이란 서로를 밀어내는 과정 속에서 생기는 부정적인 것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그 틈을 긍정적인 힘으로 되돌리는 시인만의 안목을 가지고 있다. 레일과 레일 사이, 건물과 건물 사이, 아내와 나 사이, 아스팔트의 갈라진 거기, 틈이 있기에 온전할 수 있다는.

이종호의 ‘면경’은 발상이 재미있고 또 신선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거울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하다. 틈틈이 거울을 보며 자기를 확인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시 속의 여자는 거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거울을 통해 ‘충혈 된 눈, 마스카라의 눈물’을 발견하며 끝내 마음의 균열이 생기고 거울을 밖으로 나오게 된다. 시인의 역량이 번득인다. 문장을 다듬는 노력은 더 필요하겠다.

끝으로 안덕행의 ‘을숙도 현대미술관’은 산문시다. 비교적 무난한 시라 생각이 들었고 시인도 나름 상당한 습작 과정을 거친 듯싶다. 그런데 너무 묘사에 치중하다보니 주제의식이 희박해진 느낌이 들어 다소 맥이 빠졌다.

그 밖의 수상자 모두를 일일이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 더 좋은 작품으로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겠다싶다.

이번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은 시 부문에선 예년에 비해 출품작이 다소 적어 2,130편이었지만 작품의 질적인 면에서만은 분명 성공한 공모전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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