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언어정보연구센터, 10개월간 77개 인터넷 신문 분석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설치됐던 녹는 코로나(Melt COVID) 바이러스 조형물. 경북일보 DB.
지난해 12월 ‘우한 폐렴’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코로나19와 관련된 신조어가 300개 이상 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 언어정보연구센터(연구책임자 남길임 교수)가 지난 10개월 동안 77개 인터넷신문의 코로나19 관련 제목과 본문을 수집해 분석했는데, 300여 개의 코로나19 신조어 가운데 45%(136개)가 전문용어였다. 그중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 재난기본소득, 아동돌봄쿠폰, 긴급청년수당 등 복지 분야의 어휘가 57개로 전문어의 42%를 차지했다. 복지 영역의 신조어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진 ‘보건’ ‘의학’ 분야의 신조어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코로나 사태가 삶의 질의 문제와 가장 긴밀한 영향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어 178개 가운데는 ‘언택트’로 대표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행위가 반영된 어휘가 65개나 됐다. 집콕족, 랜선운동, 랜선술자리 등인데, 교육, 문화, 사교활동, 취미활동 등 일상생활 전체 영역에서 코로나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상상 코로나, 코로나 블루, 코로나 앵그리, 멘탈 데믹, 불안 케어, 코로나 보릿고개 등의 어휘를 통해서는 불안과 우울, 분노의 정서가 확인된다.

코로나의 상징적인 물품인 마스크와 관련된 신조어는 26개에 달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마코인(마스크+비트코인), 금스크 등이 출현했는데, 마스크 5부제, 비말 차단용 마스크, 마스크루프, 턱스크, 호모마스크루스로 발전했다. 9월 3일 최초로 출현한 호모마스크루스는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된 인류의 삶을 호모에렉투스, 호목사피엔스와 유사한 서열로 용어화했다.

25일 발행되는 한국사전학회 저널 ‘한국사전학’에 ‘코로나-19 신어의 수집과 사용 양상 연구’ 논문을 발표하는 남길임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코로나 19로 인한 위기 상황이 세계 인류의 생활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한국어 신조어의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됐다”며 “독일, 영국 등에서 세계적으로 코로나 신조어를 수집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한국어 역시 ‘애프터코로나’, ‘위드코로나’ 이후 코로나 종식까지 신조어의 출현을 추적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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