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 중고생 3290명 대상…"정확한 감염경로조차 몰라 우려"

한국가족보건협회는 지난달 26일 대구시약사회관에서 HIV와 에이즈 관련 실태를 알리고, 청소년 에이즈 예방을 위한 ‘디셈버퍼스트 세미나’를 개최했다. 참석 내빈들이 “청소년 에이즈를 예방하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가족보건협회 제공
경북·대구를 포함한 전국 10대 청소년이 인체의 면역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와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이하 에이즈)의 감염실태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30일 한국가족보건협회(이하 협회)가 세계에이즈의 날(12월 1일)에 앞서 조사한 ‘2020 청소년 HIV/AIDS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북과 대구지역 내 중고등학생 3290명 중 ‘HIV·AIDS 관련 내용 교육 경험 유무’를 묻는 질의에 68.5%가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교육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1.3%로 파악됐다.

전국 10대 2만22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교육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70.1%,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9.5%로 집계됐다.

‘국내 10∼20대 연령층에서 HIV와 에이즈 감염이 빠르게 증가하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경북·대구지역 내 중·고등학생 74.3%가 ‘모른다’고 답했다.

또 ‘신규 HIV·에이즈 발생자의 91.8%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74.3%로 파악됐고, ‘국내 HIV·에이즈 감염 경로의 99%가 성관계’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32.9% 해당하는 학생들이 ‘몰랐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10대 HIV·에이즈 감염자의 92.9%가 동성 간 접촉으로 발생한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78.6%가 ‘몰랐다’고 응답했다.

HIV·에이즈를 완치할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사실 또한 경북·대구 중·고등학생 46.9%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 김지연 대표는 “2만여 명이 넘는 청소년 대상 대규모 조사에서 국내 10대들이 HIV 감염의 증가실태와 정확한 감염경로조차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매우 우려스럽다”며 “보건당국의 홈페이지와 교육현장 등의 협조로, 정확한 에이즈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1977명)과 인천·경기(3693명), 대전·충청·세종(5506명), 광주·전라(1940명), 경북·대구(3290명), 부산·울산·경남(4056명), 강원·제주(1765명) 등 전국에 있는 중·고등학생 2만2227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17일까지 진행됐다.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한 자기 기입식 설문조사로 이뤄졌으며, 99%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범위는 ±0.9%p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