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소외 이웃 돕기' 한마음 한뜻

익명의 70대 할머니가 기부한 봉투와 성금.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가 잇따라 따뜻한 나눔을 전하며 코로나19로 차갑게 얼어붙은 지역사회에 훈훈한 온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30분경, 주말이라 휴무인 대구시청에 70대 할머니(추정) 한 분이 찾아왔다.

근무 중이던 신동기(27) 청원경찰이 어떻게 찾아오셨는지 묻자 할머니는 하얀색 봉투 하나를 꺼내고는 “어려운 사람 돕는 데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봉투를 건넸다.

신 청경은 할머니께 담당 부서로 안내해 드릴 테니 직접 전달하시는 게 어떠시냐고 했으나, 할머니는 “자신은 심부름으로 대신 온 것이다. 그러니 전달만 해달라”는 말만 남기고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신 청경은 할머니에게 다시 한번 이름을 물었으나, 심부름 온 사람이라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

할머니가 전해 준 봉투 안에는 손 떼 묻은 5만 원권 지폐 74장이 노란 고무줄로 묶여 있었다. 손수 모은 듯한 370만 원이었다.

신 청경은 할머니의 키는 160㎝가 채 되지 않았으며, 흰 머리가 희끗 희끗 했으며 70대 정도로 돼 보였다고 전했다. 안경을 끼고 긴 패딩 옷을 입은 전형적인 할머니 모습 그대로였다고 당시 모습을 회상했다.

신 청경은 당시 할머니가 전한 말씀을 분명하고 또박또박 이야기했다고 회상했다.

할머니가 전해 준 감동으로 주말 아침을 따뜻하게 시작한 담당부서의 직원들은 할머니께 직접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못해 아쉬워하면서, “추운 겨울 할머니께서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할머니가 전해 준 성금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접수돼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7일 안동에서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직장인 부부가 편지 한 통과 함께 1000만 원을 안동시에 지정 기탁해 연초부터 훈훈함을 더했다.

이들 부부는 편지를 통해 “저희가 보내드린 작은 마음이 형편이 어려워 치료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수술비나 치료비로 잘 사용됐으면 좋겠다”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아픔과 고통 속에 있는 아이들에게 삶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기부의 의미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들 부부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들의 수술비나 치료비에 꼭 써 달라는 전화도 걸어왔다.

안동시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아동의 의료비로 기부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영주에서는 한 초등학생의 손편지와 핫팩이 지역사회에 감동을 전했다.

지난 15일 지역 초등학생의 ‘힘내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손편지와 핫팩 700여 개가 영주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전달됐다.

이 감동의 주인공은 영주시 가흥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 모(여·9) 어린이로 정성 들여 만든 손편지와 돼지저금통을 털어서 구입한 핫팩을 들고 보건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박무환 기자·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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