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2017년 5월 10일 문재인정부가 출범 적폐청산을 시작할 때만 해도 박수를 쳤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상에서 살게 되는 가 보다 생각하고 기대가 컸다. 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제 살만 나는 세상 만났나 싶었다. 어느덧 세월은 가고 많은 것이 변했다. 그 변화가 앞으로 나가는 진보가 아닌 퇴보였다. 그러니 이제는 입에서 튀어나오는 소리가 너나 잘해! 똥 묻은 손발로 재 묻은 손 탓하지 말라는 그 말 나오지 않게 너나 잘해 그 말 절로 나온다 한다. 입을 꿔 메도 튀어나온다며 정말 안타깝다고 한다. 세상 변해가도 너무 쉽게 변한다. 지금 모두가 너나없이 남 탓으로 일관한다. 자신의 온갖 느낌을 공개적으로 나타내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2020년 3월 22일 울산시 남구 대로에서 한 남성이 나체로 도심 도로를 활보 그 때문에 경찰이 공연음란 등의 협의로 불구속 입건을 했다. 또 2020년 3월 26일에 대낮에 충북 음성군 음성도심에서 단발머리 여성이 실오라기 하나 몸에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했다. 그걸 오고 가는 사람들이 보고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일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 중에는 기쁨·분노·두려움 경건함 심지어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특별한 이유도 없이 폭행을 하고 죽이며 즐거워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인간들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 처음만은 아니다. 인류의 지난 역사를 보면 중세 사람들도 특별한 이유 없이 미친 듯이 웃고 격정적으로 울고 폭력적으로 분노를 터트리면서 자기감정을 표현했다. 한다. 그런 행태가 20세기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런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가 하는 일은 모두가 옳고 남이 한 것은 모두가 잘 못 됐다고 생각하며 죄의식 같은 것 찾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걸 보고 잘 못 바로 잡아 주면 남의 일 걱정 말고 너나 잘해 그리고 빈 정 된다. 그런 걸 보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무엇인가 빠진 듯한 느낌에 시달리고 친밀한 관계를 갖지 못해 심한 고통을 겪는다.

특히 위정자들 그들은 오직 자신이 최고다. 자기가 하지 않은 건 모두가 잘 못 됐다. 다른 사람이 해놓은 모든 건 모두를 적폐로 여긴다. 지나치게 이기적이다. 그 이기적인 것이 쌈닭으로 변해 상대를 물고 뜯는다. 남이 하는 것을 두고 긍정 아닌 부정으로 본다. 그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이기적 모습을 드러낸다. 그걸 보며 너도나도 입을 모아 너나 잘하라 한다. 적폐 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시작 더 많은 적폐를 만든다. 양심이라곤 손톱만큼도 없다. 모르는 척 나 몰라라 하며 마이웨이다.

이솝이야기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 같다.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나 양을 잡아먹는다며 도와달라고 소리를 쳐 마을 사람들을 속여 놓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낄낄거리며 웃고 즐기듯 그들이 그렇다. 말을 앞세우고 실천은 나 몰라라 그리고 언제 내가 그랬던가. 시치미를, 속은 것 한두 번이지 마냥 속지 않는다. 그것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이제부터라도 남 탓만 말고 너나 잘해, 남이 해 놓은 것 시비 걸지 말고 너나 잘해, 권불십년 그 말처럼 길어야 10년인 걸 왜 그것 모르는 거야, 도지동 말도 듣지 못했나? 사람의 모든 몸짓은 행복을 위해 가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은 물론 남이 가고자 하는 행복의 길 막아서는 안 된다. 그것이 죄악이다. 그러니 이제 남 탓 그만하고 너나 잘해 알았니?

사람들 입에서 그 말 나올 것 같아 불안해서 하는 말이다. 달콤한 사탕은 당뇨 같은 병을 유발하지만 쓰디쓴 쑥은 간을 보호한다. 사람 또한 다르지 않다. 달콤한 말 달고 사는 간신은 진흙탕 속으로 밀어 넣지만 듣기 싫은 말하는 충신은 날개 달아 꽃가마 태워 하늘 높이 띄워 많은 사람들의 갈채 속에 두둥실 떠다니게 한다. 이제 과거사에 얽매 적폐 청산 끝내고 또 다른 적폐나 만들지 않았으면 그래서 너나 잘해 그 말 여기저기서 하는 소리 귀담아 제발 들었으면 한다. 국민 우롱하는 그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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