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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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매년 ‘세계행복보고서’를 낸다. 보고서에는 국가별 행복지수에 따라 순서를 매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년보다 7단계나 떨어져 61위를 기록했다. 2016년부터 5년 간 50위 권이던 것이 60위 밖으로 추락했다. 대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유럽 국가들이다. 북구의 핀란드가 1위였고, 덴마크,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순이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은 다 꽃을 사랑하는 꽃지수(指數)가 높은 나라들이다. 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다 보면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이 즐비한 꽃가게들이다. 기차역 앞이나 마을 골목 어귀엔 으레 한 두 곳의 꽃 가게가 있다. 장미와 라벤더, 튤립 같은 예쁜 꽃을 다발로 팔고, 화분이나 모종으로도 판다. 꽃을 가꾸고 즐기는 문화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은 것이다.

GDP(국가총생산)나 GNI(국민총소득)에 방영되지 않는 문화생활의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국가 문화생활의 척도로 1인당 꽃 소비량을 계량화한 꽃지수를 활용한다. 한 연구에서 GNI가 10% 높아지면 절화(折花) 소비액이 9.1%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 됐다. 그런데 GNI 세계 10위의 우리나라는 꽃 소비량이 세계에서 하위권이다. 덴마크의 연간 1인당 절화류 소비액이 70달러 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7.7달러 정도라고 한다.

최근 코로나 여파로 꽃이 팔리지 않아 꽃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애써 가꾼 거베라 꽃을 발로 짓밟고, 갈아엎는 것을 봤다. 오죽하면 아까운 꽃을 짓밟을까 하는 마음 한편으로 국민적 꽃 소비운동을 전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모아진 것인지 전국에서 ‘원 테이블, 원 플라워(One Table One Flower)’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꽃 소비를 촉진하는 것은 단순히 꽃 농가를 돕는 일 많은 아니다. 국민 정서를 순화하는 꽃지수를 끌어 올리는 것이 국민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이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꽃을 든 남자, 꽃을 든 여자’가 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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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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