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재난 지원을 두고 ‘보편지원’이니 ‘선별지원’이니, ‘10조 원이니’ ‘25조 원이니’ 하고 있지만 이런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거리를 떠도는 홈리스들이 있다. 이들은 끼니를 얻기 위해 ‘밥 찾아 3만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된 확진자들이 오히려 부러울 지경이다. 코로나 음지의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한 돌봄 서비스가 절실하다.

지난 13일 경북일보 취재팀이 만난 한 노숙인은 “코로나로 이번 설은 어느 때보다 배고픈 설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가 사회적 약자들의 하루 한 끼마저 앗아갔다. 집합금지 권고에 따라 무료 급식소 운영이나 도시락 지원 센터 등이 대부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대구의 예만 봐도 이런 절박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대구 두류공원에서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랑의밥차’가 달서구에서 마지막 남은 무료급식소다. 지난 9일 오전 11시께 이곳 사랑의밥차 무료급식소에는 100여 명이 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대기줄이 300명을 넘었다. 설밑이어서 떡국을 배식받은 사람들은 주변의 벤치나 계단 등 앉을 수 있는 어디든 주저앉아 조용히 떡국을 들이키고 있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까지 줄을 서서 급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달서구에서는 달성고등학교와 본리공원 옆에서도 무료급식소가 운영됐는데 코로나 펜데믹 이후 근 1년 여 동안 열리지 않고 있다.

가난한 노인들과 노숙인들은 무료급식소가 운영되는 곳에 대한 정보를 서로 알음알음 교환하며 요일별로 돌아다니며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곳도 없어서 이들의 코로나19 겨울나기는 그야말로 사투다. 하루 한 끼를 먹으면 다행이고 한 끼도 먹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고 하소연한다. 대구시는 설 연휴 기간 동안 노숙인 자활시설 5곳에서 1회 108인분, 북구 노숙인 일시 보호시설에서 1회 12인분을 배식했다. 또 종교단체에서 무료도시락 420인분을 준비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정부가 ‘선거의 표 나오는 곳에만 돈을 퍼준다’는 말이 나올만하다. 코로나19로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코로나19 감염에 극히 취약한 우리 사회 취약계층에 대해 외면하다시피 하고 있다. 정부는 사회·시민단체의 선심에 이들을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특별돌봄 서비스를 신속히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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