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건축허가 받아 추진…16일 북구청에 반대 탄원서 제출

15일 대구 북구 대현동 한 주택가 인근에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ku.com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과 가까운 주택가에 이슬람 사원 건축이 시작되자 인근 주민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원이 완공된 이후 이슬람교도들의 대대적인 모임이 이뤄지면 ‘슬럼화’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5일 이슬람 사원터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슬람 사원 건설은 지역 주민의 재산 손실 문제로 귀결된다. 불편한 생활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사원에 반발하는 주민은 낯선 외국인들이 모여 매일 수차례 기도를 했고, 외국인들의 거주 비율이 높아지면서 경북대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들의 자취비율이 다른 주택·원룸 밀집 지역보다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또 맡기 불편한 음식 냄새가 주기적으로 풍겼고, 음식 냄새를 맡고 모이는 길고양이로 밤잠을 설치는 일도 다반사라고 호소했다.

서재원 대현1통장은 “솔직히 말하면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가장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종교 행위를 반대하는 게 결코 아니다”면서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감수했던 불편한 일들이 사원 건설 이후 더 심각해질 것인데, 누가 이것을 참고 견디면서 생활하겠나.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고 주민들의 의견을 대변했다.
대구 북구 대현동 한 주택밀집 지역 내 이슬람 사원 공사현장.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서 통장은 특히 사원이 들어서는 위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원 건축이 진행되는 곳은 경북대 서문 인근 대현로3길 인근 주택밀집 지역 중앙에 있다. 지난 2014년 말 외국인 5명이 한옥 형태의 단독주택을 매입해 종교의식을 치르다 지난해 9월 북구청에 제2종 근린생활시설인 종교집회장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3층 높이의 사원 건설을 추진하는 장소다. 해당 부지 주변으로 다가구 주택 등 약 10개의 건물이 맞닿아 있고, 사원터를 중심으로 대현로3길에 둘러 싸인 건축물은 50여 개에 달한다.

이곳 주민은 16일 북구청을 찾아 200∼300명의 서명이 담긴 이슬람 사원 건설 반대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서재원 통장은 “코로나19 시국에도 다수가 모여 종교행사를 치르고, 이전에도 행사할 때마다 70∼80명씩 모였다고 한다”면서 “이슬람 사원 건설이 끝이 아니라 이후에도 인근 주택을 매입해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것을 우려한다. 스스로 생활권을 지켜나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은 민원이 접수된 북구청의 요청에 따라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인근 주민과 협의해 사원을 건설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북구청에 전달했다.

북구청은 이슬람 사원 건축이 법상으로 문제가 없어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건축주가 주민과 협상하려는 의지가 있어 시일을 두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북구청 관계자는 “건축주 측에서 주민과 협상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데, 사원을 완공한 이후 인근 주민과 함께 생활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 중단 여부는 주민들이 제출한 탄원서 내용을 살펴본 이후 내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대현동을 지역구로 둔 북구의회 구의원들도 이슬람 사원 건축으로 촉발된 지역민의 불만을 인지한 상태다. 이정열 구의원은 “종교를 제재할 수 없지만, 사람이 모이게 되면 주민들이 겪었던 불편한 일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 다른 지역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철 구의원은 “지난주 사원터 현장을 방문하고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전해 듣고 있다”며 “사원 규모를 부분적으로 축소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 같은데, 먼저 이해 관계자들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논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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