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본회의 통과 확실시 '야당 무능 드러났다' 비판 여론에
TK의원들 정치역량 시험대 올라…25일 국토위 소위서 통과 압박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감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이 무산위기에 처하면서 21대 국회 경북·대구 의원들의 정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안전성 위험과 과도한 건설비용, 환경훼손 우려까지 4 ·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선거판 표 장사’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만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지역 의원들의 ‘무능’(無能)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영남권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밀양신공항’이 정부 발표 직전 부산지역 의원들의 조직적인 반발로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뒤집히면서 지역민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신공항과 관련해 또다시 TK 지역민의 염원이 철저히 무시되면서 현역 의원들을 향한 비난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다수의 지역민들은 이번 논란의 여파가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현재 ‘새만금 사업’과 같이 골칫덩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중 정부 당시 새만금 사업을 통해 몰표를 얻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제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 수차례 사업계획 수정에도 불구하고 향후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선거를 의식한 여야 정치권이 졸속으로 추진하려는 가덕도 건설로 인해 신공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미쳐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가덕도신공항’을 밀어 부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했으면서도 적절한 대응은 커녕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TK지역을 향해 “정치적 역량이 줄어든 것이 아니고 소멸됐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TK 의원들이 여권에서 ‘가덕도신공항’을 들고나올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떤 아젠다(정치적 의제)를 만들어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될지에 대한 관심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이런 의원들이 지역 정치권을 대표하다 보니 대응이 안되는 걸 넘어 앞으로는 기존 확보해 놓은 사업조차 유지하고 지켜낼지 의문이라는 푸념이 나온다.

이와 관련 3선 출신인 김재원 전 의원은 “(부산은 되고 대구는 안되는) 이런 일이 앞으로 계속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며 “지금 당장 못했다는 걸 넘어서서 (낙하산) 공천을 통해 들어온 지역 정치인들의 역량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근거는 유권자와 지역주민이 만들어 준 것인데 그것을 잃어버리고 자신이 그동안 잘나서 인생 2모작으로 보상받은 자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다. 정치인으로의 기본이 안 돼 있다”면서 “지역주민들이 선출직들에 대해 강한 경고와 지역을 대변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을 그저 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고 제언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결국 남부권의 관문 공항은 가덕도로 확정됐고, TK신공항은 건설해 본들 동네 공항이 될 수밖에 없는 동촌공항으로 전락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대선 공약에 기댈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무기력한 TK 정치권들이 대선 때는 눈치 안 보고 제대로 역할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TK 의원들은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26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의했으며, 25일 한 차례 더 열리는 국토위 소위와 법사위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통과를 압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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