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검에 도착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검수완박)이 되면 부패가 완전히 판치게(부패완판) 됩니다.” 

3일 대구고검·지검을 격려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중심으로 하는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 시도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검수완박’은 법치 말살, 민주주의의 퇴보”라면서 “검찰총장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고 걸겠다고”도 한 바 있다.

윤 총장은 “정치·경제·사회 제반에 있어서 부정부패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와 정부와 헌법상 의무”라면서 “이런 부정부패 대응은 적법절차, 방어권 보장, 공판중심주의 원칙에 따라서 법치국가 대응을 해야 해서 재판의 준비과정 수사와 법정 재판 활동이 유기적으로 일치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진행 중인 소위 ‘검수완박’은 어떤 부패를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서 헌법 정신에 크게 유배되고 국가와 정부에 헌법상 피해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검에 도착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검에 도착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위한 법 추진이 강행되면 임기 전에 사퇴할 수 있느냐, 정치권에서 할 역할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총장은 “이 자리에 드릴 말씀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윤 총장을 만나서 중수청 신설과 관련한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만남 요청에 대한 질문은 답하지 않았고, 중수청에 대한 작심 반발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언급한 정세균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다”고 답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검에 도착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고검에 도착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에서 좌천돼 근무한 대구고검과 초임 검사 시절 근무한 대구지검을 다시 찾은 소회에 대해서는 “27년 전에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한 초임지이고, 여기서 검사생활을 했고 몇 년 전 어려웠던 시기에 1년간 나를 따듯하게 품어줬던 고향”이라면서 “떠나고 5년 전에 왔더니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대구고검과 대구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검사·직원들과 티 타임을 가진 데 이어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직원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은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로 나아가는 것이 검찰개혁의 방향”이라면서 “공정한 검찰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고, 국민의 검찰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도 원칙대로 처벌해 상대적 약자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헌법상 책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개혁법안이 시행된 지 두 달 만에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수사는 재판의 준비과정이므로 수사지휘나 수사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만 하는 것은 검찰의 폐지와 다름 없으며 검찰을 국가법무공단으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검사 생활 처음으로 인터뷰란 것을 해봤는데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세계 각국의 검찰제도를 제대로 소개하고, 경험에 비춰 거론되는 제도들이 얼마나 부정확하게 소개되고 있는 국민에게 올바른 설명을 드리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나중에 지능범죄가 창궐하고 국가의 근간을 흔들 때 집이 불탄 것을 알게 될 텐데 그때 가면 늦을 것 같아 걱정이다”, “검찰개혁 방안 시행하자마자 바로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은 중대범죄 대응 약화를 초래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갑자기 이런 법안이 추진되는 속뜻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등 우려와 좌절의 심정을 토로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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