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억만 전 경북체육회 상임부회장
경북 스포츠의 큰 맥을 이뤘던 최억만 전 경북체육회 상임부회장이 3일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34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난 고 최억만 전 상임부회장은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 재학시절 럭비선수로 활동하며 스포츠와 인연을 맺었으며, 경북대 법정대를 졸업한 뒤 경동화물자동차주식회사를 창업해 대구·경북 최대화물운송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지난 1984년 경북체육회 이사로 체육회에 발을 들여 놓은 뒤 1989년 부회장을 거쳐 1997년 상임부회장을 맡은 뒤 2018년까지 21년간 경북체육의 중심을 이뤘다.

특히 그는 체육회에 몸담은 뒤 경북 도내 스포츠 현장을 일일이 다니는 등 현장 중심의 스포츠 열정을 불태우며 경북 체육의 위상을 서울·경기를 제외한 최상위권으로 격상시켰다.

경북은 최 전 상임부회장의 노력으로 지난 2003년부터 2019년 제 100회 전국체전까지 2위~5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특히 지난 2006년 제 87회 김천 전국체전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인 2위에 올랐다.

그는 팔순의 나이가 되어서도 경북선수들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직접 찾아가는 뜨거운 열정으로 전국 스포츠인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생전 최 전 상임부회장은 병마와 싸우는 중에도 “우리 선수들이 경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데 어떻게 혼자 편히 있을 수 있겠느냐”며 전국을 누볐다.

그러면서도 정부와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스포츠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적인 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등 스포츠 현대화를 향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중에서도 지난 2000년대 초 국내에서는 그야말로 생면부지의 ‘컬링’팀을 조직, 매년 10억 원 가량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한편 의성컬링장 건립 등을 통해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컬링팀이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거두는 밑거름을 쌓았다.

또한 지난 2010년 인도네시아 서자바 주와 스포츠지도자교류사업을 펼쳐 경북 도내 스포츠지도자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민간차원의 외교를 통해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교류협력 증진은 물론 매년 스포츠선수단 전지훈련 유치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경북 스포츠지도자들의 지도를 받은 서자바주 선수단은 53년만에 인도네시아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을 이끌어내면서 경북도와 서자바주간 교류협력이 더욱 긴밀해졌다.

최 전 상임부회장은 스포츠인과 경제인으로서는 물론 지난 1995년 경북도의회의원으로 당선돼 경북 의정발전에 기여한 것은 물론 한국자유총연맹 경북도지회장(1992년~2009년)을 비롯 다양한 사회 공헌활동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하는가 하면 경북도 문화상, 군위군민상 등을 수상했다.

고 최억만 상임부회장은 부인 김삼선씨와의 슬하에 최성환(경동화물자동차 대표)와 딸 최성희씨를 뒀다.

빈소는 대구 성서 계명대 동산병원 백합원 특 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5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 제1묘원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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