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배
윤홍배 청송군 보건의료원장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3차 유행을 끝으로 곧 종식되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4차 유행에 대비해야 함을 조언한다.

우리 지역에도 민관 힘을 모아 방역에 최선을 다했지만 한때 확진자가 발생해 지역 확산이 우려됐다. 하지만 선제적 방역 대책과 전 군민의 협조로 조기에 종식을 시켰으며 이후 단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지역 보건행정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금도 하루하루를 긴장하며 근무하고 있다.

청송군 보건의료원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1987년 농어촌의료보험 확대 시행에 대비해 종합병원이 없는 군 단위 지역에 설치한 의료기관이다. 병원과 보건소의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경북도 내에는 울릉군과 청송군이 유이(有二)하다.

코로나19가 지역 내 발생했을 때 의료원과 보건진료소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확산을 차단했으며, 현재 백신 접종을 위해 별도 공간을 설치하고 안전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공공의료기관인 청송군 보건의료원은 지역 내 전염성 질환의 최일선에서 예방·치료·사후관리까지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란을 겪고 있는 시기에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전체 의료기관의 5.5%에 불과하고 병상 수는 9.6%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의 10분의 1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비수도권과 농어촌 지역에는 공공의료기관이 전무 한 곳도 있는 실정으로 지역별 편차도 심각한 편이다.

청송군에는 보건소와 병원 기능이 결합된 보건의료원이 있어 무척 다행스럽긴 하나 여전히 의료서비스 욕구를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 대표적인 예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감소가 매년 지속되고 있음에도 산부인과 전문의와 조산소가 없어 출산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또한, 의료인들이 농어촌 지역 정착을 기피하여 임상 경험이 짧은 공중보건의가 대부분 진료하고 있으며 의료장비도 열악한 실정이다.

보건행정 공직자 입장에서 모든 국민이 필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의료격차 해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공공의료 활성화는 국민 전체의 평균적인 건강 수준의 향상과 함께 우리나라 의료체계 선순환 구조 형성의 긍정적 마중물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과 제도개선으로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만족도를 향상시켜 지역민들에게 최고의 의료기관이라는 체감과 인식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소규모 농어촌 지역에서 보건행정과 병원 기능이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청송군 보건의료원 운영모델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하루빨리 코로나19를 극복해 지역 대표축제인 청송 사과 축제장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산소카페 청송군’이 홍보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