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미국이 중국보다 한국에 더 중요한 국가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정서적 호감도 역시 미국이 중국보다 높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20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중갈등 하에서 한국인의 선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호감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6.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에 대한 호감도(3.5점)의 두 배 가까운 수치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 중국보다 미국을 더 친밀하게 느끼고 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각각 6.9점, 7.0점으로 나타나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반면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20대와 30대에서 각각 2.8점, 2.6점에 불과했다.

실질적인 정책 면에서도 한국 국민은 미국을 중국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번영’을 위해 미국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70.7%(중국 19.0%)였고, ‘한반도 평화’ 때문에 미국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75.9%(중국 16.0%)였다.

종합적인 측면에서 한국에 더 중요한 국가를 묻자 응답자의 77.7%가 미국을 꼽았다. 중국을 택한 응답 비율은 12.7%에 그쳤다.

하지만 이러한 격차는 향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10년 후 한국에 중요한 국가를 묻는 말에 미국을 선택한 응답률은 65.7%로 현재보다 12.0%포인트 감소했다. 중국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은 24.2%로 11.5%포인트 늘었다.

미국을 중국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로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동일한 가치 공유’(41.4%),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안보 동맹’(35.9%), ‘세계 1위 경제 대국과의 협력 강화’(16.2%) 순으로 답이 나왔다.

중국을 선택한 이유는 가장 많은 55.4%가 ‘14억 인구 거대시장에 따른 경제적 협력 기회’(55.4%)를 꼽았다.

대미외교정책 우선순위 방향으로는 ‘한미 군사동맹 협력 강화(38.4%)’,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정책 공조(22.4%)’, ‘반도체 등 글로벌 산업공급망 재편 협력’(19.4%), ‘중국 부상에 대한 공동대응’(12.7%) 등이 꼽혔다.

대중외교정책 우선순위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협력 강화’가 39.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미·중 갈등 심화로 한국의 외교가 쉽지 않은 가운데 향후 대외정책에 있어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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