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 치료센터·암 병원 건립…2024년 개원 '논스톱' 서비스

3대 암 치료 중 하나인 방사선치료는 부작용과 후유증이 동반된다.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에서 몸 속의 정상 조직을 투과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장기로 흡수돼 피해가 불가피해서다.

양성자 치료는 다르다. 정상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라는 표적만 골라 파괴하는 ‘미사일’과 같은 치료법이다. 양성자 빔이 암세포에 다다를 때만 순간적으로 강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암세포를 그 자리에서 사멸시키기 때문이다. ‘꿈의 치료’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형 계명대 동산의료원 경영전략처장이 경북일보와 인터뷰에서 2024년 7월 600억 원을 들여 오픈할 예정인 양성자 치료센터와 암 병원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양성자를 이용한 치료법은 한국인의 5대 암 가운데 폐암과 간암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으며, 소아암, 뇌종양, 종양 위치상 수술이 불가능한 재발 암, 두경부암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 국립암센터의 경험을 보면, 폐암, 식도암, 안구암, 두경부암, 뇌종양 등에 성공적인 치료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생존율이 낮은 간암과 췌담도암에서 양성자치료가 매우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경제적 부담도 크게 낮아졌다. 18세 이하 소아 종양, 간암을 포함한 복부 암, 뇌종양, 안구종양을 포함한 두경부암, 폐·식도암을 포함한 흉부 암, 방사선치료 부위 재발 암 등을 양성자 치료를 적용해도 본인부담금이 100~150만 원 수준이다. 실제 양성자 빔을 쏘는 시간도 2~3분에 불과하고, 치료 전후 준비시간을 포함해도 30분이면 가능하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양성자 치료기를 지방 최초로 도입한다. 암 병원도 같이 세운다. 4월 말 꾸린 양성자 치료센터 건립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이끄는 이형 동산의료원 경영전략처장은 “2019년 기준 양성자 치료가 필요한 지역의 암 환자가 550명이 더는 치료를 위해 매번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되는 셈”이라면서 “암 진료, 검사, 양성자 치료, 암 환자 교육까지 ‘논스톱’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동산병원은 600억 원을 들여 동산병원 뒤편 별관 터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암 병원과 양성자치료센터를 지어 2024년 7월 개원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에 이어 국내 3번째다. 1~2층은 양성자치료센터, 3~6층은 암 병원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삼성서울병원이나 국립암센터와 달리 크기가 매우 축소된 ‘콤팩트형’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하고, 치료실을 2개로 확장해 하루 60명의 환자가 매일 치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만큼 치료를 위한 대기시간도 대폭 준다. 이형 처장은 “암 환자는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암 병원 6층에 암 전문교육 간호사들이 맞춤교육을 진행하고 한 공간에서 양성자 치료까지 가능하도록 해서 ‘이름뿐인 암 병원’ 대신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기능적인 암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2023년, 서울대병원이 부산 기장군에 2025년 구축을 목표로 하는 중입자치료센터와 관련해 이형 처장은 “탄소 원자를 이용하는 중입자 치료가 종양 세포 사멸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성자와 중입자 치료기 모두 종양 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기능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중입자의 경우 보험혜택이 없어서 치료비용이 수천만 원인 데다 설치 비용 또한 수천억 원을 넘어서지만, 양성자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비용효과가 있어 환자 접근성이 좋은 데다 기존 방사선치료기 대비 정상 세포 손상의 거의 없는 가성비 최고의 암 치료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형 처장은 “앞으로 양성자 치료가 활성화하면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혜택의 문이 열릴 것”이라면서 “양성자치료기와 암 병원을 통해 동산의료원 설립이념과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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