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기자

인류는 불의 발견과 농사의 시작으로 여유로움을 갖게 되자 동물적 야생본능을 발산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스포츠를 만들어 냈다.

따라서 고대 로마에서는 사자와 사람간의 경기, 전쟁에서 진 노예들간 사투 등 그야말로 생명을 건 스포츠행위가 행해졌다.

그러한 스포츠 경기는 인류가 보다 현대화되면서 생명의 위협을 줄여줄 수 있는 각종 규칙을 만들어 냈고, 1896년 쿠베르텡남작의 근대올림픽대회창시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즉 모든 스포츠에서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치르는 것을 신사도의 하나로 삼았으며, 우리는 이것을 흔히 '스포츠맨십'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난 8일 끝난 제 46회 경북도민체전은 '정정당당함'을 모토로 하는 300만 도민의 화합잔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부끄러움이 많았다.

특히 내년도 도민체전 개최지인 경산시의 테니스 기권과 남고부 마라톤 실격패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정도시를 밀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해당경기단체는 기권과 실격패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는 한 영원히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경북도체육회와 가맹경기단체의 어정쩡한 룰 적용 역시 문제중 하나다.

즉 K시의 경우 이번 대회 여고부 핸드볼 경기에서 졸업생을 출전시켜 승리를 한뒤 상대팀에서 이의를 제기했지만 체육회와 가맹단체는 부정선수에 대해 추후 출장정지 등의 처분을 내리겠다고 했을 뿐 해당 경기에 대해서는 몰수패를 적용하지 않았다.

반면 마라톤에서는 경기출발전 선수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격패를 선언함으로써 전체 경기의 성적이 좌우되는 결과를 낳았다.

체육회와 가맹단체들은 도민체전이 열리기 전부터 선수자격에 대한 문제로 인해 홍역을 치른 데 이어 대회운영과정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결국 특정시 봐주기라는 오명을 가슴에 안게 됐다.

편파적인 판정 역시 이번 대회에서도 어김없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에는 포항시의 육상 부정선수 문제로 구미시가 경기를 거부하는 등 300만 도민의 화합을 위해 치러지는 도민체전때마다 온갖 문제점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결국 올바른 규칙이 정해지지 않았거나 적용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따라서 차제에 경북도체육회와 가맹단체는 이미 경기가 끝났다 할 지라도 잘못된 부분에 대한 명백한 책임추궁을 통해 규칙의 엄중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또한 주최측이 이같은 엄중함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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