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공정…모든 사람 새로운 역사에 초대될 것"
"변화·자강 통해 더욱더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국민의힘 지도자로 등극한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수락 연설에서 ‘공존’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를 함께 치른 다른 후보들이 용광로 같은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는 매우 뜨거운 온도로 녹여내 균일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며 용광로 이론은 미국과 같은 다원화 사회에서 한 단계 발전돼 최근 ‘샐러드 볼’ 이론으로 변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사람이 샐러드 볼에 담긴 각종 채소처럼 고유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가 바로 샐러드 볼이라며 대한민국의 비빔밥을 예로 들었다.

그는 “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때로는 10가지 넘는 고명이 각각의 먹는 느낌과 맛, 색채를 유지하면서 밥 위에 얹혀있을 때”라며 “상춧잎은 아삭한 먹는 느낌을 유지해야 하며 나물은 각각 다르게 조미해야 한다. 마지막 올리는 달걀은 노른자가 터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올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빔밥의 고명들을 갈아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테레오타이핑, 즉 ‘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어던져야 한다”며 “여성에게 여성다움을 강조하는 것이 개인의 개성을 꺾어버리는 폭력인 것처럼,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때로는 당 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우리 사회의 달걀과 시금치, 고사리와 같은 소중한 개성을 갈아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대선 승리로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대선주자와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당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내가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당의 후보가 되고, 문재인 정부를 꺾는 총사령관이 되기를 바라신다면 다른 주자를 낮추는 것으로 그것을 달성할 수 없다”며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고,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 경쟁의 원칙이 돼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 대표는 특히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원색적인 비난, 가짜뉴스와 관련해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저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함을 표시할 이유도 없다”며 “누구도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어 “부정선거론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터무니없는 이준석의 화교설을 믿었던 사람에게도, 인사는 공정할 것이고, 모든 사람은 우리의 새로운 역사에 초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2021년 6월 11일’을 분수령으로 삼아 당내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프레임 씌우기 등 구태에 의존하려는 사람에 대해 한 분, 한 분이 맞서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생각과 공존할,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자신이 있으나 수권세력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우리의 저항은 최루탄의 연기만큼이나 매운 갈라치기와 독주로 국민에게 많은 눈물을 흘리게 했던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을 딛고 다시 한번 민주주의의 순수함과 강력함을 확인시켜줄 것”이라며 “심판을 위해서는 변화하고 자강해서 우리가 더욱더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쳐질 것”이라며 “이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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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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