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중구청, 5월부터 공동 운영…한 달 새 34팀 방문
해설사와 함께 삼성상회·대성산업 등 근대 산업 역사 투어 '호평'

“대구에도 근대산업 발전 주축 기업이 있었어요?”

지난 한 달 사이 대구 ‘경제신화 도보길’ 관광코스를 체험한 관광객들이 주로 물었던 말이다. 해설사로부터 지역 근대산업의 역사를 도심 속에서 듣는 것이 새롭고, 색다르게 느껴진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경제신화 도보길의 출발 지점인 대구 북구 삼성창조캠퍼스 내 삼성상회. 경북일보 DB
경제신화 도보길은 북구청과 중구청 공동주관으로 지난달 초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관광사업이다.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 제일모직뿐만 아니라 대성산업, 평화산업 등 북구와 중구에서 경영을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일명 ‘경제신화’ 기업들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코스는 삼성창조캠퍼스부터 고성성당과 근대건축물을 리모델링한 투가든·빌리웍스를 거쳐 △근·현대 상공업의 근간이 된 공간 ‘별별상상이야기관’ △70년 이상 역사를 가진 ‘미군 47보급소’ △예술전시와 청년작가공간인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 △70년대 산업화로 전성기를 누린 ‘공구골목’ △삼성그룹 창시자 호암 이병철의 고택 △전국 최대 규모 ‘오토바이골목’ △이병철 회장이 국수를 생산·판매했던 삼성상회 터까지다. 거리는 약 4㎞인데,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걸으면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대구 ‘경제신화 도보길’ 관광코스의 한 축인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삼성그룹의 모태 삼성상회 터. 경북일보 DB
경제신화 도보길 투어가 본격적으로 운영된 지 한 달 동안 34팀이 해설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5인 미만의 인원으로만 탐방 가능해 총 관광객은 100명에 채 미치지 못하지만, 매일 한 팀 이상이 북구와 중구에서 피어난 근대산업의 흔적을 쫓은 셈이다.

북구청은 앞서 지난 4월 23일 경제신화 도보길 시범 투어를 진행했다. 당시 칠성동·고성동 주민과 지역 내 걷기 동호회에 소속된 시민이 투어에 참여했는데, 자세히 몰랐던 우리 동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남겼다. 걷기 투어 방식이어서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이후 수많은 관광팀이 경제신화 도보길 투어에 관심을 보이면서 지역 내 새로운 인기관광코스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경제신화 도보길 리플릿(뒷면). 북구청 제공
북구청 관계자는 “자체 홍보뿐만 아니라 시범 투어에 참여한 시민이 입소문을 내준 덕분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주목받는 것 같다”며 “투어에 참여하고 싶었던 한 어르신은 온라인 신청이 서툴러 직접 구청 담당과를 찾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데다 여름철 무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최근에는 투어 신청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최근 경제신화 도보길을 다시 걸어봤는데, 아무래도 무더위 속에서나 비가 올 때는 도보 여행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동행하는 해설사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관광코스인 만큼, 해설사와 의논해 쉬는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일정을 조정을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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