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회 정책 규탄 시위에 서울·경기 등 참석…전국 연대 필요 공감
8월 2일 복지부 로드맵 발표 '분수령' 전망…서명운동·집회 검토

탈시설화에 반대하는 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부모회 등 장애인부모 100여명이 지난 26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부모회 제공
속보 = 경북일보의 보도로 탈시설화 반대 및 공론화(경북일보 6월 23일 자 3면 등 연속 보도)를 위한 경북지역 장애인거주시설 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에서 시작된 여론이 전국 단위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오는 8월 2일 예정된 보건복지부의 탈시설 관련 로드맵 발표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부모연대 등에 따르면 부모연대는 지난 19일 안동수산물시장 2층 대회의실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경북지역 장애인 부모 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도 등 전국 각지의 부모들도 참석해 연대 출범을 지켜보고 각자의 의견을 낸 뒤 소통하면서 전국 단위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어 지난 26일 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부모회(이하 부모회)에서 장애인부모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의 탈시설 정책을 규탄하는 집회가 세종시에 위치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열렸다.

탈시설화에 반대하는 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부모회 등 장애인부모 100여명이 지난 26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부모회 제공
이 집회에서는 장애인 부모들의 극에 달한 하소연이 이어졌다.

아버지 A씨는 “자식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우면서도 내가 살아있어서 아이가 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니 차라리 내가 죽어야겠다”라고 울부짖었다.

한 어머니는 발달장애인 아이 때문에 아이가 3살 때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아버지 혼자서 키우다가 시설에 보낸 경우와 여동생이 죽어서 장애인 조카의 보호자가 된 이모 등 참담한 사례가 공개됐다.

집회에서 부모들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부 관계자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부모연대 출범 이후 부모회 등 여러 단체가 잠정 결성되면서 여론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분산되고 있는 상태다.

전국 각지의 여러 부모 단체들이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채 소규모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각 단체들간에서도 명칭 통일과 단체 규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 시작점인 포항에서는 8월 첫째 주 탈시설 반대 등을 위한 서명운동이 예정돼 있고 보건복지부의 로드맵 발표 이후에는 전국 단위 인원이 결성돼 국회 인근에서 집회를 가질 것으로 잠정 검토 중이다.

현재 부모연대 등은 안정되고 다양화된 장애인 시설에서 케어(관리 및 지원)를 받는 현행 시스템을 무너뜨리지 말고 시설에 들어가지 못한 입소대기 장애인을 대상으로 주거지원 등이 우선 적용돼 ‘탈시설화’ 정책이 예비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거세게 일어나는 탈시설화 반대 등 여론과 관련, 정부가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명확한 입장 발표와 대책 마련을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앞에서 진행 중인 탈시설화 찬성 측 여론과도 반대 측 여론이 충돌하면서 빚을 수 있는 ‘불상사’를 예방하면서도 정부의 섬세한 소통이 필요한 상태다.

경북지역 장애인거주시설 부모연대 관계자는 “10년 내 모든 장애인 시설을 폐쇄하는 현재 탈시설화가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또다시 얼마나 많은 부모들의 피눈물이 쏟아져야 하는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찬성 측과도 다툴 생각이 아닌 공론화된 장에서 합리적으로 토론해 장애인을 진정 위하는 ‘탈시설화’가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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