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진선탁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진선탁 진료과장

나이가 들수록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병이 생기는 만큼 혈관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관질환의 대부분 원인은 동맥경화가 차지한다.

우리 몸의 동맥은 내막·중막·외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혈관의 가장 안쪽인 내막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결국 막히게 되는데 이를 ‘동맥경화증’이라고 한다.

또한 손상된 동맥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죽종’이 형성되는데 이로 인해 혈관의 지름이 좁아지면서 협착되고 탄력을 잃게 되는 것을 ‘죽상경화증’이라고 한다. 죽상경화증과 동맥경화증을 혼합해 ‘죽상동맥경화증’이라고도 부르는 경우도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신체 여러 부위 혈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죽상동맥경화는 각종 장기의 기능을 저하하고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좁히거나 막아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병하며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된다.

동맥경화는 때때로 다리 쪽 혈관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를 말초혈관 폐색성 질환이라고 한다.

다리 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조직이 괴사하기도 하며 운동 시 통증·무감각·마비 등으로 이어진다.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혈압과 당뇨병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당뇨망막증이나 고혈압성 망막증이 발생하는데 이는 실명의 주원인이 된다.

죽상동맥경화는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진행되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60~70대에 가장 많다.

특히, 흡연율이 높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자주 발생한다.

건강보험공단 진료통계에 따르면 죽상경화증 환자는 2013년 기준 남성 환자가 여성의 약 1.7배였고, 60대 이상이 전체의 68%를 차지한 바 있다.

죽상동맥경화는 일종의 혈관 노화 현상이기 때문에 70% 이상이 막히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증상으로 조기 진단이 어렵다. 또 검사하면 이미 심각한 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돌아보았을 때 동맥경화가 걱정된다면 병원에서 혈관의 동맥경화를 알아보는 몇 가지 검사를 할 수 있다.

확인하고자 하는 혈관의 동맥경화를 알아보는 다양한 검사가 있다. 예를 들어 뇌졸중이 걱정되는 사람들은 뇌혈관의 동맥경화를 확인하기 위해 뇌혈관 CT 검사나 MRA 검사·경동맥 초음파 등의 다양한 검사가 존재한다.

동맥경화를 치료할 때는 보통 원인이 되는 질환에 대한 약물치료와 함께 스텐트(stent, 금속 그물망)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시술, 또는 자신의 다른 혈관이나 인공 혈관을 이용하여 혈관의 좁아진 부분의 아래로 혈관을 우회하여 연결해 혈관의 우회로를 만드는 수술 등을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혈관 노화를 막는 것이 혈관 건강의 시작이다.

한 번 두꺼워지고 딱딱해진 병든 혈관 벽은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죽상동맥경화가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병인 고혈압이나 당뇨병·고지혈증·비만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관리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동물성 지방을 덜 섭취하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줄이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또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빠른 걸음 걷기·수영·자전거 타기 등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면 비만·고혈압·당뇨·고지혈증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 두 잔 이하로 줄이며 혈관 노화를 촉진하는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충분히 자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혈관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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