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포항병원 재활의학과 박덕호 진료과장

지역민들에게 높은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 과목에 걸쳐 자체 연구를 진행하고 최신 추세를 선도하는 병원이 있다.

바로 에스포항병원이다.

에스포항병원에서는 현재 병원의 핵심인 뇌·척추 질환을 비롯해 심혈관·근골격계 질환 등 병원에서 진료하는 모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에스포항병원은 ‘연구지향병원’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임상 역학 연구를 통해 지역 의료에 적합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올바른 의료 전달체계에 대한 학문적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전국에 퍼져있는 유수의 교육기관과 연계해 생명공학 및 의료정보학 분야에서도 공동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에스포항병원이 ‘연구지향병원’으로써 추구하는 방향과 비전에 대해 재활의학과 박덕호 진료과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박 진료과장과의 1문 1답이다.

△병원 내 모든 과에서 각자 연구를 진행 중이다. 논문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지식을 서로 공유하는 게 의료진에게 어떤 효과가 있나.

-병원에서 연구를 진행할 때에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연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존 지식에 대한 리뷰과정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최신의 추세를 계속 따라갈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하나의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여럿과의 전문의들이 협업하고 지식을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은 진료과별로 서로 간의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통합적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연구의 기본은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에 있으며, 현재 본원에서는 환자들의 정보가 윤리적인 원칙을 엄정하게 준수하는 선에서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

△최근 발표 논문은 얼마나 늘었나, 다른 병원에 비해 얼마나 많은가.

-지난 2년(2020~2021년)간 우리 병원에서 발표된 논문의 총 개수는 22개이며, 이 중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이 16개에 달한다. 이는 우리 병원의 규모나 근무 의사 수를 고려할 때 주변의 대학병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 현재 진행되는 연구들도 많이 있는 만큼 향후 우리 병원의 연구 성과는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결과가 환자들에게 적용된 경우가 있나.

-에스포항병원에서 하는 연구 자체가 주로 임상 연구이기 때문에 발표한 논문 대부분이 이미 우리가 환자들에게 수행하고 있는 검사 및 치료에 기반 한 것들이 많다.

따라서 상당수의 연구 지식이 현재에도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나아가 연구를 통해 더 향상된 진단 혹은 치료 프로토콜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도 한다.

일례로 우리 병원에서 척수경색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 프로토콜을 연구하여 발표한 바 있는데, 현재는 모든 의료진이 이 프로토콜을 공유하고 실제 척수경색 의심 환자가 내원했을 때 응급실에서부터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수행하고 있다.

△각종 연구기관과 협업한 사례도 있는데, 어떤 기관과 무슨 연구를 진행했나.

-현재 본원에서 가장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는 분야는 ‘임상역학’ 연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과 우리 병원은 국가검진자료 및 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는 뇌졸중 분야뿐만 아니라, 치매·파킨슨병·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또한 영남지역의 교육 기관들과도 공동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한동대학교 전산전자학부와 인공지능 딥러닝을 활용한 연구를 준비하고 있으며, UNIST 생명과학부와 새로운 진단기술을 활용한 혈소판 기능 측정에 대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본원 재활의학과에서는 경북대학교 병원과 협업 하에 환자의 기능적 수준과 하지 근력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검사법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해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바쁜 진료 일정에 자체 연구까지,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연구를 위해서는 진료를 보는 이외의 시간을 활용해야 하므로 밤늦게 퇴근을 하는 날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연구는 진료와 결코 따로 떼어진 분야가 아니다.

연구를 통한 학문적 발전이 없이는 진료의 질적 향상도 어렵다고 본다.

진료의 질적 향상은 의료인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이라 생각한다. 이 같은 사실이 부담감 혹은 피로감을 이기게 하는 근원인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연구도 있나.

-코로나19 유행지역에서 한국뇌졸중등록 사업 데이터를 활용해 뇌졸중 환자의 건강추구 행위의 변화에 관한 연구를 신경과 정은환 진료과장이 참여 저자로 진행한 바 있다.

△병원 내에 자체적으로 생명윤리위원회가 구축돼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

-연구대상자의 안전과 권리 보호, 그리고 윤리적 연구 과정을 위해서는 생명윤리위원회는 필수적이다.

에스포항병원의 강점 중 하나가 대학병원이 아님에도 자체 생명윤리위원회가 갖추고 있으며, 여러 차례 인증을 통해 그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본원의 생명윤리위원회는 인간대상연구·인체 유래물 연구·의료기기 임상시험 및 의약품 임상시험까지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위원회에는 제시된 기준에 따라 의사·간호사·의무기록사·종교인·외부 위원 등 다양한 직종의 심사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의료진의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병원 측에서는 어떤 지원이 있나.

-첫 번째로는 연구 과제에 대한 협조다. 일부 조직화한 문화에서는 이 같은 통합성과 연계성을 갖기 쉽지 않은데 우리 병원은 진료과 간의 장벽이 없다.

이에 따라 하나의 주제를 갖고 연구를 진행할 때 관련 임상과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동반되며 ‘One team’을 이루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이런 협업은 비단 연구 과제 수행 때뿐만 아니라 매일의 진료 현장에서도 똑같이 이뤄진다.

또 자체 연구비 운영을 통해 연구에 필요한 인건비·연구활동비 등이 지원된다.

좋은 연구를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걱정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구자료와 논문이 축적될 텐데, 에스포항병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궁극적인 목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하고, 또 지역의 자랑이 되는 좋은 병원이 되는 것이다.

지역에 꼭 필요한 병원, 지역 사회를 선도하는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환자를 많이 보는 차원을 넘어선 질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하며, 그 결과를 실제 임상에 적용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아가 지역에 꼭 필요한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더해, 올바른 의료체계를 확립하고 적절한 의료 자원의 고른 지역적 분포에 대해서도 제도적으로 고민하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 내의 유수의 교육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포항이 ‘바이오 메카’로서 발돋움하는 데 있어 맡은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에스포항병원이 반드시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한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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