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트로 제작된 미세액적 생산장치.
3D 프린팅 기술로 각종 모형과 부품, 음식, 심지어는 인공장기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왔다.

나아가 최근 국내 연구진이 맨눈으로 보기 어려운 마이크로입자까지도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입자는 1만 분의 1미터(m)인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를 말한다.

왼쪽부터 포스텍(포항공과대) 화학공학과 이효민·김동표 교수, 황윤호 박사 연구팀.
포스텍(포항공과대) 화학공학과 이효민·김동표 교수, 황윤호 박사 연구팀은 3D 프린팅으로 미세물방울(미세액적)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수중유(Water-in-Oil) 또는 유중수(Oil-in-Water) 에멀젼(emulsion) 기반의 마이크로입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에멀젼은 식품, 화장품, 제약 등 분야에서 서로 섞이지 않는 성질을 가진 두 물질을 사용하기 위해 폭넓게 사용되는 액체 제형이다. 이를 주형으로 사용해 마이크로입자를 만들려면 에멀젼의 크기가 균일해야 한다. 전통적인 벌크유화법(Bulk Emulsification)을 이용하면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균일한 크기나 모양을 얻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미세유체기술(Microfluidics)을 이용해 균일한 액적을 연속적으로 생산하고, 나아가 액적 발생기(Droplet Generator) 여러 개를 병렬화한 소자로 생산량을 늘리려는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병렬화된 소자를 제작하기 어렵고, 제작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아있었다.

이에 이효민·김동표 교수팀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병렬형 미세액적 생산 플랫폼과 균등 유량분배기를 개발했다. 나아가 수중유 에멀젼 뿐만 아니라 유중수 에멀젼을 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팅 표면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3D 프린팅 재료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유중수 에멀젼 생산에 필수적인 친수성 표면처리를 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산성·고온의 조건에서 실리카(Silica) 나노입자를 플랫폼 내부에 고르게 코팅한 결과, 최초로 3D 프린팅을 이용해 유중수 에멀젼 및 마이크로입자를 대량생산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황윤호 박사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성 마이크로입자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기술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효민 교수는 “이 기술은 학문적인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마이크로입자 담지(캡슐화)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화학공학 분야 세계 정상급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 전략형 국제공동연구사업, 학문후속세대지원사업, 리더연구자지원사업에 더해 보건복지부 피부과학응용소재·선도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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