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석 에스포항병원 순환기내과 진료과장.
정용석 에스포항병원 순환기내과 진료과장.

평소 흉통이 있다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흉통은 심장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흉통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 많게는 1/3에서 치료가 필요한 심장질환이 원인이므로, 흉통이 발생했다면 심장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환자가 흉통을 판단하는 기준은 주관적이므로 흉통 강도를 미미하게 호소하면 질환이 간과될 수 있습니다. 흉통의 원인은 크게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같은 관상동맥질환과 기타 흉통 유발 질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협심증이 원인일 때를 살펴보면 협심증은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찌꺼기)가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심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면 산소와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심장 근육에 허혈이 생깁니다. 협심증 환자는 흉통을 ‘무거운 돌로 가슴을 누르는 것 같다’, ‘심장이 조이는 것 같다’, ‘가슴이 타는 것 같다’로 표현합니다. 안정성 협심증은 평상시에는 특별한 증세가 없지만 운동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했을 때 증상이 생깁니다. 통증은 대개 수분 이내로 지속하다가 안정을 좀 하면 사라집니다. 좀 더 심한 불안정 협심증에서는 운동 시에만 생기던 흉통이 안정 시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강도가 세지거나 횟수가 빈번해집니다. 따라서 협심증으로 의심되는 흉통이 나타났거나, 증상이 악화하여 가만히 있어도 흉통이 생기며 휴식을 취해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조금 다른 협심증으로 변이형 협심증이 있는데 이는 관상동맥의 동맥경화가 아닌, 비정상적인 과도한 수축(또는 경련)에 의해 일시적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흉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젊은 사람에게서 조금 더 많고, 주로 음주를 하고 난 다음 날 아침에, 그리고 안정 시에 협심증 같은 흉통이 발생하는 점이 다른 점이 되겠습니다.

심근경색증이 원인일 때를 살펴보면 심근경색증은 좁아져 있던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서 완전히 막힘으로써 심장 근육이 괴사(죽는 것) 되는 것을 말합니다. 심근경색증의 가장 눈에 띄는 증상 역시 흉통으로 그 정도가 협심증보다 훨씬 심하고 수 십분 이상 통증이 지속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흉통은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하면서, 흉통 해소에 잘 반응하는 약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혀 밑에 투여해도 증상이 지속하고, 상당수의 환자는 응급실에 오기 전 돌연사합니다.

심근경색증이 오기 전 비교적 전형적인 협심증 증세가 있을 수 있음으로 평소 활동 시 흉통을 느꼈던 사람이 증상의 빈도나 강도가 증가하거나 수분 이상 흉통이 지속한다면 빨리 응급실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기타 다른 원인일 때는 흉통은 역류성 식도염이나 심낭염, 대동맥 질환과 늑막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장질환 환자와 비슷하게 ‘칼로 찌르듯 아프다’, ‘호흡하면 더 아프다.’. ‘가슴 한가운데가 타는 것 같다’, ‘특정 동작을 하면 더 아프다.’ 등의 통증을 호소합니다. 주로는 활동과 무관하고 날카롭고 짧게 증상이 발생하나 증상 구분이 어려울 경우도 많습니다.

흉통은 다른 질환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지만, 심장질환의 가장 중요한 증상으로 심장 질환을 시사하는 흉통의 신호는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흉통이 있다면 스스로 진단하기보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찰과 정밀 검사를 받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몇 가지 질환을 감별하길 권장합니다.

흉통의 검사 방법에는 문진과 신체 검진, 심전도, 흉부X선 검사, 혈액검사, 심장초음파, CT조영술 등이 있습니다. 흉통은 증세가 유사한 질병끼리 비교해 검토한 뒤 초진 때 생각했던 병명과 같은지 여부를 확인하는 감별진단이 중요합니다. 다른 병과 달리 심장질환은 진단이 늦거나 잘못될 경우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음으로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최우선으로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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