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 에스포항병원 신장내과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제공
최준석 에스포항병원 신장내과 진료과장.

만성신장질환으로 신장내과 외래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가 “현재 내 신장기능 정도면 언제부터 투석치료를 시행 받게 되는 건가요?”다. 투석치료의 시작 여부를 결정하는 검사소견으로 사구체 여과율 15ml/min/1.73㎡미만이 있으나, 사구체 여과율 단독으로 투석치료의 시작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구체 여과율이 15ml/min/1.73㎡미만으로 감소된 상태에서 환자가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의식저하, 경련과 같은 요독증을 시사하는 증상 및 징후가 나타날 경우 투석치료를 권하고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사구체 여과율이 15ml/min/1.73㎡미만으로 감소돼 투석치료 혹은 신장 이식과 같은 신대체 요법을 시행 받지 않으면 생명 유지가 불가능하게 되는 질환을 말기 신장질환이라고 한다. 투석치료에는 혈액투석치료와 복막투석치료가 있으며, 각 치료의 장점과 단점은 다음과 같다.

혈액투석치료는 일주일에 1회 내지 3회의 빈도로 의료기관에 내원해 1회 4시간 동안 혈액투석기를 이용해 시행된다. 따라서 미리 예약된 시간 외에는 일정 조정이 어렵고, 환자가 반드시 의료기관으로 내원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진료 및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새로이 발생된 증상이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복막투석치료는 하루 4회의 빈도로 환자나 보호자가 집에서도 시행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복막염의 발생 가능성이나 혈당조절의 어려움 등의 단점이 있다.

신대체 요법 중 장기적인 예후가 가장 좋은 것은 신장 이식이다. 생체 신장 공여와 뇌사자 기증을 통해서 신장 이식을 시행 받게 된다. 생체 신장 공여는 가족 내에서 이루어지며, 뇌사자 기증에 비해서 대기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할 수 있다. 뇌사자 기증은 대기 기간이 너무 길어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대기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 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신장 이식 후에는 이식받은 신장에 거부반응이 발생 되지 않도록 면역 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면역 억제제의 복용으로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거나 면역 억제제 자체의 부작용으로 인해 이식받은 신장의 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으며, 면역 억제 상태에서 감염에 취약해진 환자의 체내에 감염이 발생돼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부작용이 발생 될 수도 있다.

이렇듯, 신대체 요법에는 치료방법에 따라 장점과 단점이 있으므로 환자는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의 후 생활 패턴과 가치관에 따라 환자 본인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신대체 요법 중 혈액투석 치료를 선택한 경우,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투석치료를 준비하게 된다. 혈액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혈관통로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팔에 있는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동정맥루 형성 수술’을 외과에서 시행 받게 된다. 수술하기 전에 동맥과 정맥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초음파 검사나 혈관 조영술이 시행되며, 이 결과에 따라 동정맥루를 자가혈관으로 형성할지 인조혈관으로 형성할지 결정한다. 동맥과 정맥이 연결되면 동맥의 압력이 정맥으로 전달돼 정맥이 늘어나고, 늘어난 정맥에 바늘을 삽입하여 투석치료가 진행된다. 자가혈관을 이용한 ‘동정맥루 형성 수술’은 투석치료가 시작되기 6개월 전에 시행하게 되고, 인조혈관의 경우는 1개월 전에 시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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