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취임 즉시 이행 약속…건설 지연 보상문제 등 과제 산적
지역 미래 먹거리 수소실증화단지 조성 탄력…6월께 예타조사 신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강원 동해시 묵호항 등대마을을 방문해 산불피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

“탈원전 정책은 민주적 절차와 법적 정당성을 잃은 채 강행됐으며, 이로 인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은 멈췄다. 원전을 청정수소 생산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함께 개발하겠다”(윤석열 당선인, 지난해 12월 29일 울진방문에서 인터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좌절됐던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원자력발전소 가동과 정비 등 실질적인 운영 전반에 관여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대부분이 친문재인 정부 인사들로 구성돼 당분간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 부푼 신한울 3·4호기.

윤 당선인의 확고한 에너지 정책 기조에 따라 꺼져갔던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의 불씨는 다시 타오를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울진을 방문, 집권 즉시 가장 먼저 챙길 사안으로 원전 문제를 약속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신한울 3·4호기는 2015년 건설 계획이 결정돼 올해와 내년에 각각 준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정권교체와 함께 탈원전 정책이 이슈로 떠오르며 사실상 백지화 상태로 남아있는 상태다. 오랜 세월 주민과 정부가 합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없던 일이 된 것이다.

울진군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으로 60년 가동을 가정할 때 경제적 피해는 4조 원(법정지원금 2조5000억 원 포함)에 이르고, 24만3000명의 고용 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울진범군민대책위를 중심으로 탈원전 반대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주장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범국민 서명 운동을 전개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총 100만2672명이 서명했다.

윤 당선인 취임이라는 장밋빛 미래와 달리 그동안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당분간 순탄치만은 않겠다.

경북도가 조사 용역을 의뢰한 원전 건설 지연으로 인한 피해금 보상문제를 비롯해 추가부지 매입 계획 등 협의 사항이 만만찮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중단된 데 따른 지역 피해를 지원하는 방안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또한 국가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법적 근거와 행정 절차 등 특별한 보완책 마련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원전가동과 설비 보안 등 운영계획 전반을 심의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들의 잔여 임기로 인해 대승적인 추진 계획의 발목잡기가 우려된다.

△울진군 미래먹거리 수소실증화단지 조성.

울진군은 원자력을 이용한 국내 수소생산 실증단지조성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신한울 3·4호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신한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민이었던 울진군은 한껏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울진군은 오는 6월께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수소실증화단지 조성계획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동해안권 종합발전계획(2021~2030년)에 따라 조성되는 동해안수소경제벨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후 7년 동안 총 3680억 원을 투입해 울진에 수소에너지 실증 및 생산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오는 2030년까지 신한울 3·4호기 부지 인근에 한울원전과 연계한 5MW급 저온수전해 수소생산 시스템 구축·실증(1단계)과 국내 기술을 이용한 50kW급 고온수전해(SOE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시스템, 해외 기술 도입을 통한 100MW급 SOEC 시스템 개발·실증(2단계)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2단계인 SOEC 개발·실증은 이 사업의 핵심이다. 원전의 증기열을 활용한 SOEC 기술은 저온수전해 대비 20~30%가량 전기 생산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치인 kg당 4000원 이하로 수소 생산이 가능한지를 실증하는 게 관건이다.

단지 조성 계획이 결정되면 민간 업체들의 러브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가 구축될 경우 인근에 연료전지를 비롯해 수소차의 핵심인 스텍 생산공장 등 투자유치가 기대된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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