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층 주상복합단지 사업 가속
포항시, '자연도태' 입장 고수…재개발·재건축 등 소문 무성

28일 옛 포항역 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 인근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 모습. 황영우 기자
69층 주상복합단지가 추진되고 있는 ‘옛 포항역 지구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인근 성매매 집결지 정리 여부에 대해 지역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속칭 ‘중앙대학교’(중대)주변에는 벌써 지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다양한 사업안과 설 등이 난무하고 있다.

28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이 사업은 지난 2020년 5월 13일부터 민간사업자 모집 공모를 통해 시작됐다. 한차례 불발이 됐지만, 재공모에서 한국철도공사의 사업신청서 평가 결과,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나섰다. 이어 한국철도공사와 신세계건설 컨소시엄 간 사업시행자 협약 체결이 이뤄졌고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인가 고시가 이뤄지면서 점차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2021년 9월 14일 기반시설공사 착공식이 열렸고 같은 해 10월 29일 인근에 있던 육교도 철거됐다.

올해는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통과됐고 4월 현재 건축물 안전영향평가를 준비하면서 건축 허가 등을 포함한 인허가 과정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사업부지 바로 인근엔 성매매 집결지인 ‘중대’가 자리잡고 있다.

성매매 여성 6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이곳은, 세월이 흘러 점차 영업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성매매 자체가 불법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2년간 더욱 찾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침체해 있다.

영업 특성상 토지 또는 건물주, 포주(또는 사장), 성매매여성 등 3가지 계층이 존재하던 형태였지만 최근 몇 년간 변화가 생겼다고 지역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전성기였던 198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는 포주가 사실상 수익을 모아 성매매여성에게 지급하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성매매여성이 개인사업자로 영업하는 것이 주된 형태다.

한 건물당 월세가 20~30만 원 정도다.

오는 2023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옛 포항역 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 모습. 황영우 기자
포항시는 이전부터 시작된 중대 철거 등에 대해 ‘자연도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사업부지 인근 토지 가격은 평당 700만 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착공이 이뤄지게 되면 1000만 원대로 더 오르리라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시는 이러한 점을 파악한 상태다.

인근 토지 및 건물주들이 급등하는 부동산가치에 따른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 월세를 주던 성매매 집결지의 유지가 아닌 ‘명도소송’ 등을 통한 재산권 행사로 성매매 여성을 자연히 배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토지 및 건물주들 간 시행 알선업자 3~4곳이 조합을 구성해 재개발 및 재건축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설도 지역사회에 퍼져나가고 있다.

이 경우, 토지수용 또는 조합을 통한 2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80% 이상의 동의를 구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성매매 집결지 정리를 위해 지원에 나선다는 소문마저 확산되고 있다.

시는 지난 2019년 LH가 같은 부지에서 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하려고 할 때 해당 사실을 알고 당시 성매매여성 100명에서 추가 100명이 더 몰려와 보상을 받으려고 하면서 사업이 무산된 것을 전례로 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시는 적절한 보상과 지원 규모 등을 고려하면서도 민간기업 차원의 해결 방향으로 무게 저울추가 기우는 모양새다.

성매매여성과 건물주 사이에 있는 일부 포주격 여성들과의 마찰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들도 보상을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게 된다면 사업 진척이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성매매여성은 “구포항역 인근 자체가 극빈자가 많고 일종의 슬럼가 형식을 띠고 있다”며 “오갈 데 없는 기존 성매매여성 소수만 남아있는 상태인데 적절한 보상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까진 주상복합단지 사업에 대해 절차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2023년 하반기에 첫 삽을 뜨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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