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김경민 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아시아·태평양 YMCA연맹 유치활동을 하면서 언론자유나 완전한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정도가 그나마 민주적 정치 체제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팬데믹 중에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을 창립하고 역사정의 한반도평화운동과 평화헌법지키기운동을 상호 지지하기로 결의하였다.

자국의 문제를 한·일 시민사회 간의 상호협력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로 플랫폼을 만들었지만 우리는 곧 이 플랫폼이 아시아 시민사회(Civil Asia)를 일구어나가는 평화의 씨앗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특히 한국의 민주주의는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르면서 만들어 왔는가를 되돌아볼 때 현재 일어나고 있는 미얀마·홍콩·태국·스리랑카·필리핀 등에서 완전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노상에 있는 전사들에게 공감과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놀라운 것은 아시아 민주주의운동의 현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한국의 민중가요뿐 아니라 K-pop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아시아의 시민들은 민주주의와 한국문화를 동일시하고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K-문화와 아시아의 생태평화 전통을 서로 융합하면서 아시아 시민사회 즉 ‘Civil Asia’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한국사회가 적극적으로 펼쳐야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아시아 생명평화 전통을 현대화하고 그 속에 한국의 문화 역량을 코딩하며 문화를 통해 서로 우정을 나누고 시민사회를 세워나가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21세기를 20년 보내면서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의 꿈이 얼마나 현대적인지 소름이 끼친다. 그 척박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가장 의미 있는 생명평화의 꿈을 키워 왔던 김구 선생의 후계로서 이제 아시아 시민사회를 K-문화를 세워나갈 수 있는 현실적 역량을 실감하며, 아시아에 생명평화의 거대한 생명나무를 키우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꿈꾸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시민 각자 각자의 소명이라는 사실을 같이 나누고 싶다.

백범 김구 선생이 꿈꿨던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백범일지’에서 엿볼 수 있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 나의 소원’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김구 선생의 꿈이 더 크고 웅장하게 성장하는데 나도 하나의 거름이 되는 꿈을 덴마크 YMCA세계대회 참석차 잠깐 내린 도하에서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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