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울진군산림조합에서 올해 첫 송이를 수매하고 있다.
14일 울진군산림조합에서 올해 첫 송이를 수매하고 있다.

울진지역 가을철 대표 임산물인 ‘금강송 송이’가 대형 산불로 오랜 세월 유지한 명성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대형 산불은 송이 주산지인 북면 두천리에서 시작돼 부구리, 사계리, 검성리를 비롯해 울진읍 명도리, 정림리, 죽변면 화성리 등 이른바 ‘송이 지도’로 불리는 야산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일대는 수령 30~100년 사이의 소나무가 고르게 분포돼 있고, 해풍의 영향으로 향이 강하고 육질이 단단한 명품 송이가 생산됐다.

하지만 10일간 이어진 산불은 야속하게도 송이 생산지역을 잿더미로 만들면서 생산량 급락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송이 공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울진군산림조합이 수매한 송이는 1만2159㎏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울진은 영덕과 청송에 이어 전국 생산량 3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생산량을 자랑한다.

울진군산림조합 관계자는 “오늘(14일) 첫 공판을 열었지만, 수매량은 100㎏ 미만으로 추정된다. 산불이 난 지역에서 일부 송이를 가져오지만, 농가마다 큰 기대감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울진 송이 피해 농가는 어림잡아 400가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역 전체 송이 채취 농가 중 3분의 1(1200가구)에 해당하는 숫자다.

결국 강원도 고성군과 인제 등 송이 주산지들이 대형 산불에 물량이 급감했던 것처럼 울진도 산불 피해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남동준 울진군산림조합장은 “산불 피해로 송이 농가들의 피해가 큰 만큼 대체 임산작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임업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대한 송이 농가를 돕는 방안을 찾는데 산림조합이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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