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코로나 이후 처음 열린 핼러윈 행사로 10월 30일 오후 1시 02분 현재 사망 151명, 부상 8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비극적 대참사가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사상자의 대부분이 10대, 20대이며 사망자 중 여성이 97명, 남성이 54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에는 외국인 사망자도 19명이나 되었으며 부상자 중 중상자가 19명에 달해 앞으로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사의 심각성과 참사의 강도는 대구 중앙로역 지하철 화재 참사나 세월호 참사와 같이 사망자의 수가 부상자의 수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통해 알 수 있다. 상식적으로 일반적인 사고에서는 부상자의 수가 사망자 수 보다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리는 사회적 격리 없는 야외 행사이기 때문에 엄청난 규모의 인파가 참석할 것이라고 관계 당국과 언론은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그 전날 행사에서도 이미 여러 가지 위험요인이 감지되고 있었다. 이런 점들을 미루어 볼 대 이번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는 명백한 후진국형 인재임이 틀림없다.

팬데믹 전 3년간의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참여한 인파를 치하철 이용 승객을 중심으로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 10월 26일 토요일에는 총 9만6463명, 2018년 10월 27일 토요일에는 10만2178명, 2017년 10월 28일에는 10만 3972명으로 이번 핼러윈 행사의 10만 인파와 큰 차이가 없다. 즉 이번 행사에 10만 명 안팎의 상상을 초월하는 인파가 참여해서 안전관리가 불가능했다고 보는 것은 분명히 틀린 분석이다.

먼저 생기는 의문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회적 격리가 없이 최초의 노마스크 야외행사라 하지만 최소한의 방역 조치도 없이 수만의 군중이 호흡을 나누고 환호하고 있는 현장이 기괴하고 낯설게 보였다는 점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은 과연 완전히 사라진 것인가? 3년간 총력 관리해 왔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이렇게 완전히 무장해도 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이 계속 뇌리에 남았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후 최초의 노마스크 야외 행사이기 때문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용산구청, 서울시청, 그리고 정부의 안전관리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팬데믹 전 3년간 이루어졌던 동일한 행사에 대한 안전조치와 비교해 보더라도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고 위헙성에 대해 관계 당국이 무감각하기 그지없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급차가 신속하게 진입할 통로 확보가 어려워 재난 사고의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쳐 버렸다는 점이나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 때를 대비한 일방통행 보행계획을 수립하여 집행한다거나 골목길 압사 가능성에 대한 사전 조치를 취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참사로 인한 또 다른 아픔은 꽃다운 20대가 관계 당국의 안전 불감증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참사는 2014년 세월호의 꽃다운 생명을 앗아간 참사를 다시 생각나게 한다. 왜 이렇게 우리 사회는 기성세대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비극과 재난의 현장에 우리의 꽃다운 청소년, 청년들의 생명이 반복적으로 희생제물이 되어야 하는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번만큼은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와 단호한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꼬리 자르기식 책임자 처벌이 이번에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그에 앞서 국정 최고 책임자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에 대한 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

참사로 인한 사망자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쾌차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유족들께는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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