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제공
이동우 에스포항병원 신경외과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제공

최근 현대는 100세 시대라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병원을 방문하는 대부분 환자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임을 보더라도 고령화에 따른 많은 질환과 진료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에 고령 환자의 두부 외상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많은 고령 환자분이 기본적으로 다양한 약물 등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항응고제 , 항혈소판제, 혈압약, 고지혈증약 , 당뇨약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정상적인 노화 과정으로 생기는 몸의 신체적 기능 저하 현상(시력, 청력, 평형 능력,근력 등)으로 인해 쉽게 외상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신체적 조건을 가지게 되고 이런 두 가지 중요한 요소로 인해 더 쉽게 넘어지거나, 부딪히거나, 젊은 사람과 똑같이 다쳐도 더 심한 증상과 후유증, 생명이 위중한 상태까지 이르게 되는 중증 외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통상 두부 외상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인 단순 외상은 경도의 외상으로, 두피에 외상 소견이 없거나 작은 혹이나 찰과상, 작은 열상 정도다.

의식 소실 없고 신경학적 이상 소견은 없으며 경미한 두통과 현훈이 존재하는 정도를 말한다.

두 번째 뇌진탕은 외상 후 잠깐의 의식 소실이 있으며 이후 두통과 현훈이 오는 정도를 말한다.

세 번째 뇌좌상은 중등도 이상의 두부 외상으로 인해 장시간 의식 소실이 되며 심한 두피 손상과 피하 출혈 , 특히 두부 CT & MR상 뇌 기질적 손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마지막 네 번째 외상성 두개내출혈은 심한 두부 외상 후 의식 소실과 의식 장애 및 마비를 동반하고 급격한 진행으로 인해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경우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이를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시기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 뇌출혈 등으로 분류한다.

두부외상의 정도에 따라 빠른 조기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증상 진행 경과를 세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두부 CT만으로도 두부 외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3, 4단계 정도의 외상이라면 두부 MR도 추후 필요할 수도 있다.

1, 2단계의 두부 외상이라면 일반적으로 두부 CT 검사 후 결과에 따라 안정가료나 대증 치료만 해도 1~2주 정도 후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고령 환자의 두부 외상은 위의 같은 경과를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시할 정도의 외상, 예를 들어 손자와 장난치다 머리를 부딪히거나, 문지방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일어서는데 어지러워 잠깐 주저앉으면서 벽에 부딪힌 경우 등 특별한 두피 외상이 보이지도 않는 상태인데도 항 혈소판 제재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는 초기 CT상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2-3주 후 두통과 의식 저하, 마비소견으로 CT 재촬영 후 만성 경막하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하는 경우가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경우다.

만약 두개 골절이나 두개내 외상 소견이 보인다면 입원 치료와 세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하며 약물 치료와 필요시 적절한 수술적 치료를 조기에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령 환자는 구조적으로도 외상에 취약함을 보인다.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는 대부분 뇌 위축을 동반하며 이것은 동일한 외상 정도에도 좀 더 쉽게 뇌출혈이 생길 수 있는 상태 즉 두개안에 빈공간이 많은 상태를 말한다.

증상 또한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 증상 악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리고 치료 과정 중에서도 고령 환자는 다른 내과적 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이차적 합병증에 쉽게 노출돼 청장년층에 비해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령 환자의 두부 외상의 특징으로 인해 신체적 장애나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등을 복용하고 있는 고령 환자는 두부 외상에 대한 취약성에 대해 인지하고 외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행동 요령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천천히 행동하고 움직이기 △보조기구나 난간을 이용하여 보행하고 계단을 오르기 △휴대전화에 먹는 약의 처방전을 찍어 놓기 △겨울에는 모자를 쓰고 벗겨지는 신발을 신지 않기 △작은 외상에도 2~3주간 잘 관찰하기 △술과 담배를 삼가하기 △이상 신경 증상이 보이면 바로 가족들에게 연락하기 등이다.

고령 환자인 경우는 머리가 아닌 다른 부위를 다치는 경우에도 생명과는 관계가 있는 경우가 있으며 특히 두부를 다치는 경우는 심각한 후유증이나 생명이 위독해지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항상 조심하고 천천히 행동하도록 해 다양한 외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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