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포스텍 박성민 교수·임영수 씨·KAIST 스티브 박 교수·오병국 씨

현대인의 내장이 예민해지고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과민성방광증후군과 같이 감염이 없고 다른 명백한 질환이 없으면서도 갑작스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런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최근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 이광형) 공동연구팀이 과민한 방광을 관찰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포스텍 IT융합공학과 박성민 교수·임영수 씨, KAIST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오병국 씨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에서 내장 기관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초유연 하이드로젤 기반 이식형 센서 및 신호 분석 플랫폼 개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바이오센서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게재됐다.

과민성 방광 증후군은 특별한 질병 없이 자주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우 급작스러운 요의를 느끼고, 수면 중에도 자주 소변을 보는 질환이다. 이 병은 그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사회생활을 어렵게 한다.

지금까지 과민성 방광의 치료를 위해서 주로 약물처치에 의존하고 있으나 크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방광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여 방광의 과활동을 감소시키는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치료법의 문제는 방광 활동의 모니터링 없이 신경이 자극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과도한 자극으로 인한 부작용을 유발하거나 치료법을 비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공동연구팀에서는 방광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모니터링 장치 개발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배뇨근(detrusor 근육)은 신경 활동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과활동 방광 증상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기 위해 완전한 전기 기계적 측정이 필요하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팀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방광의 기계적(수축·완화를 측정하는 변형 센서), 생체 전기적(신경 신호를 측정하는 EMG 센서) 활동을 모두 관찰할 수 있는 초유연 하이드로젤(USH-SI) 센서를 설계했다.

연구팀이 USH-SI 센서를 돼지모델에 적용해 실험한 결과, USH-SI 센서가 방광의 생체 내 변형률과 EMG 신호를 측정을 통해 근육 운동과 신경 활동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초유연 하이드로젤을 사용함으로써 강한 접착력(접착 강도: 260.86 N/m)을 보여 기존 실리콘 센서를 사용한 센서보다 훨씬 더 방광에 단단히 부착할 수 있었다. 또한, 로봇 보조 복강경 수술로 부착할 수 있었다.

KAIST 스티브 박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복강경 수술 삽입이 가능한 센서 소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이는 잠재적으로 환자의 회복 시간과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텍 박성민 교수는 “만성질환인 과민성 방광을 타깃으로 USH-SI 센서를 신경 자극기와 결합했다”며 “이는 모니터링과 동시에 신경 자극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다른 내장 기관에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경쟁형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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