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가 지독한 `중국 징크스'에 발목을 잡혀 결승 진출 꿈을 접었다.

한국은 16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유승민(삼성생명)과 오상은(KT&G), 윤재영(상무)을 내세웠지만 세계 최강 중국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홍콩과 패자 준결승에서 이기면 동메달 결정전에 나간다.

한국은 지난 1996년 싱가포르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중국을 꺾고 우승한 이후 12년 넘게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는 `공중증(恐中症)'에 시달렸다.

한국은 페이스가 떨어진 유승민 대신 노련한 오상은을 1단식에 전진 배치에 승부를 걸었으나 까다로운 이면타법을 구사하는 마린에게 덜미를 잡혔다.

첫 세트 3-8로 끌려가다 8-10까지 따라붙었지만 마린의 짧게 댄 공이 네트에 살짝 걸쳐 넘어오면서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2세트는 오상은의 페이스. 랠리 중 허를 찌르는 대각선 공격으로 4-1 리드를 잡은 오상은은 9-5에서 구석에 꽂히는 드라이브로 승부를 갈라 세트 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오상은은 여세를 몰아 3세트에도 6-3, 9-6으로 앞서갔고 마린의 반격에 휘말려 듀스를 허용했지만 전광석화같은 대각선 공격과 구석을 파고드는 4구 드라이브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오상은은 4세트 시소게임 끝에 다시 맞은 듀스에선 마린의 3구 공격에 당하고 롱랠리 끝의 드라이브가 테이블을 벗어나 승부는 최종 5세트로 넘어갔다.

오상은은 4-4까지 동점 행진을 이어갔지만 강한 드라이브가 테이블을 외면하고 잇단 범실로 연속 6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이어 2단식에 나선 유승민은 왕하오와 라이벌 대결에서 1-3으로 져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첫 세트를 내준 유승민은 2세트 들어 공세를 강화하며 11-6으로 따냈지만 왕하오의 매서운 백핸드 공격을 당해내지 못하고 3세트와 4세트를 잇따라 9-11과 6-11로 내줬다.

게임 스코어 0-2로 몰린 한국은 오상은-윤재영 조를 내세웠지만 왕리친-왕하오 조에 공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0-3으로 무릎을 꿇어 결승 진출 꿈을 접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