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훈기자

몇달 전부터 대구에는 B국회의원 부인에 대한 괴이한 소문이 돌았다. 한 마디로 치맛바람이 세다는 것.

소문은 진위 여부를 떠나 도가 지나칠 정도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 중에 하나는 구의회 의장이 패션주얼리 전문타운 기공식에서 한 축사 사건. 당시 의장은 기공식과 상관없는 국회의원 치적을 축사에 넣었다.

B국회의원 부인이 축사 내용을 수정토록 했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다. 그가 의장의 축사 첫머리에 남편의 최근 근황과 예산을 따온 이력을 넣어서 참석자들에게 알리라고 종용했다는 전언이다. 이 사건은 취재 중 구의회 의장이 자신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단언하면서 일단락됐다. 쉽게 말해 정황은 있었지만, 증거가 없어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B국회의원 부인에 대한 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구의원이 운전하는 차를 마음대로 이용했다는 것부터 초청하지 않은 행사에 참석해 의전이 엉망이다며 관계자를 다그쳤다는 얘기도 있다. 부담스러운 요구 때문에 어떤 고위 공무원과는 등을 졌다는 말도 나돌고, 지역민들 사이에도 너무 지나치다는 여론이 자자하다.

축사 사건과 관련한 언론 기사가 나간 뒤 누가 언론에 정보를 제공했냐며 마치 감사하듯 본인이 직접 나서 소문의 진원지를 캐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해당 국회의원 사무실의 답변은 이렇다. 지난달 부인이 의원을 대신해 지역구를 돌며 민생을 살피고 있고, 행사에도 꼭 참석해 의원의 자리를 메운다는 것. 얼마 전에는 너무 열심히 일을 하다보니 혈관주사와 링거를 맞을 정도였다고 했다.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런데 자꾸 신경이 쓰인다. 왜 부인의 좋은 취지가 지역에서는 안 좋은 소문으로 변질됐을까.

대구에만 12명의 국회의원이 있고 11명(박근혜의원 제외)모두 부인이 있다. 그런데 왜 유독 B의원의 사모님만 입방아에오르내릴까. 곱씹어 봐야 한다. B의원은 나랏일을 하느라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에 자주 못 내려올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구 관리차원에서 행사에 부인이 대신 참석하는 경우도 있을게다. 이럴 때 부인의 처신이 중요하다. 주민들로부터 쑥덕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지 않는가. B의원과 부인은 주변의 쓴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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