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우 경상북도 상공회의소 회장에 듣는다

최근 글로벌 경제 침체가 대구경북지역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최영우(64) 경상북도 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에 대한 방안을 들어봤다.

◇최근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부의 이번조치로 단기적으로 보면 정부의 바람대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에 기여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방의 산업기반을 붕괴시키고 오히려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현상 가속화 등 부작용만 남게 돼 결국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입니다.

현재 지역에 있는 기업들도 기회와 여건만 되면 각종 지원서비스기능과 인프라가 구비되어 있는 수도권으로 공장을 이전할려고 하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포항은 내년에 영일만항 개항을 앞두고 있고, 항만일대 배후단지 조성과 자유무역지역 지정, 경제자유구역 개발, 그리고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조치는 새롭게 조성중인 산업단지에 입주시킬 기업조차 찾기 어려울 것이므로 정부의 이번 조치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할 것입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들은 올해 들어 사상최대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악화로 4분기부터 내년까지 불황을 겪을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우려가 높습니다. 이에 대해 철강업체들의 대책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지역의 근간을 이루는 철강산업이 최근 글로벌 경기악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철강수요산업의 모든 경기지표가 '빨간불'이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개도국은 물론 전세계 경기 또한 침체국면을 보이고 있어 철강경기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지역의 철강업체들은 이미 감산체제에 돌입했고, 관리비를 최대한 절감하는 등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

내년은 '시련이 시작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각급 연구기관들에서는 전망하고 있으며, 이미 전세계적으로 본격적인 경기침체국면에 돌입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비상한 각오로 내년 이후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즉, 지금의 위기를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 포항을 비롯 경북지역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해

- 우리상공회의소에서는 상시종업원수 5인이상 지역 제조업체 90개사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경기 및 대내외 여건, 생산, 매출, 경상이익, 설비투자 등 항목별 경기실적 및 전망과 기업경영애로요인을 조사한 결과 BSI(기업경기실사지수, 기준치=100)지수가 '80'으로 나타나 경기악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철강업(78)의 경우 환율인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및 자동차·조선·건설 등 수요산업의 경기악화 영향으로 어려움을 격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학(80) 및 목재·시멘트·내화물·식품 등의 기타 제조업(84) 또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및 수익성 감소,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기업경영애로요인으로는 환율인상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55.1%)으로 가장 큰 애로요인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 다음이 자금 12.2%, 임금상승 9.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기업유치는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 이를 위한 지자체의 바람직한 지원방안은 무엇인지

-다양한 업종의 무분별한 기업유치보다는 우리지역의 특화된 업종, 예를 들면, 환태평양 시대의 물류중심 산업,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원해 투자효과를 극대화 해야 한다고 사료됩니다.

이를 위해 지자체는 더욱 많은 정부예산 확보와 민간투자를 유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특화된 업종에 대한 기업 유치시 공장부지, 세제 혜택 및 전문인력을 집중 육성·공급함으로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어려운 시기(최근경제)에 지역 기업(상공)인들에게 조언 한마디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경기침체는 세계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우리지역도 이러한 경제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우리경제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는 많은 어려움들을 극복해 왔습니다.

70년대에는 석유파동을 두 차례나 겪었고, 97년에는 IMF체제라는 극단적인 경제적 위기상황을 겪기도 했으며, 또 몇 해 전에는 신용카드 연체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위기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왔고 오히려 새로운 성장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지역기업인들은 이러한 소중한 경험적 자산을 바탕으로 현 상황에 너무 움츠러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위기 뒤에 오는 기회야말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컴퍼니가 될 수 있는 확실한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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