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귀녀 전통 폐백음식 '미앙궁' 사장

"폐백음식에는 친정의 솜씨 뿐 아니라 예절과 가풍이 담겨 있습니다."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지닌 전통 폐백음식. 그 가운데서도 포항시 죽도2동에 위치한 '미앙궁(味央宮)'은 정성을 담은 음식으로 입소문이 났다.

6년째 미앙궁을 운영하고 있는 강귀녀(48) 사장은 폐백음식을 배우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나'를 찾기 위해 한식조리자격증을 따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그 사이 크게 알려지지 않으면서도 솜씨가 있는 숨은 강사들을 찾아다니며 실력을 쌓았다.

사장이라고는 하지만 직원은 한 명도 없다. 전통 방식을 고집,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혼자서는 버거울 법도 한데 "더 정성스럽게 하려고 그런다"며 웃을 뿐이다. 혼자서 만들다 보니 한 주에 두 세트 정도밖에 주문받지 못하고, 그마저도 며칠 밤을 새기 일쑤다.

폐백은 신부가 시댁 어른들께 처음으로 예를 갖춰 인사드리는 절차다. 이때 마련하는 폐백음식은 그 집안의 가풍이나 지방에 따라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닭이나 육포, 구절판, 대추고임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대추는 자손의 번영을, 육포는 시댁 어른들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는 등 음식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요즘은 종교적인 이유로 폐백을 생략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원래 종교에 관계없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관습이에요. 결혼을 하면서 어른이 됐다는 의미로 웃어른들께 절을 올리는 거죠." 옛부터 함을 보면 시어머니의 솜씨가 나오고, 폐백을 보면 친정어머니의 솜씨가 보인다고 했다. 그만큼 폐백음식을 보면 친정집의 음식 솜씨와 집안 됨됨이까지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요즘은 미앙궁과 같은 전문점에 의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하는 하나의 이벤트처럼 상품화 되는 것이 무척 아쉽다"는 그는 마음이 담겨 있지 않은 결혼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친다.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30명이 넘는 친척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써서 선물을 전하는 딸이 더 기특하기만 하다고.

또한 그는 손님들에게 간단한 신부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침 문안인사 드리는 방법이며 아침 상차림, 손님 다과상 차림, 아내와 며느리로서의 마음가짐 등을 가르치는 것이다. "아침 문안인사는 평생에 한 번 할 수 있는 기회다. 어른들에 대한 공경심도 생기고 그만큼 더 이쁨받을 수 있다"며 꼭 하라고 가르친다.

그는 포항인력개발센터에서 운영하는 '웰빙떡창업반'의 강사로도 활동했다. 떡집이나 마트에서 파는 떡이 아닌, 직접 만든 떡의 맛과 영양을 전하기 위해서다. 지금도 계속 배우는 과정이라는 그는 앞으로 한과 쪽으로 더 연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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