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서면 아화역 폐쇄…지역 쇠퇴 가속화 걱정

오봉산 주사암 전경.

서면(西面)은 경주 서부지역 관문에 위치한 순수 농업지역이다. 1천798가구(인구 3천952명)에 1천180호가 농사를 짓고 있으며, 비농가가 618가구이다.

전체면적 52.86㎢중 임야가 70%나 차지하고 기타 8%를 제외한 논 밭은 22%에 불과하다. 주요 농축산물은 미곡이 매년 500ha에 13만5천석, 보리수확은 45ha에 450석이다.

농가소득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우는 324호에 3천820두, 양돈은 28호에 2만6천800두이다. 70년대초엔 뽕밭 면적이 100ha에 달했으나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식 전 경주시장, 김성오 전 시의원, 박진우 전 신협회장, 박춘발 전 시의원, 이상로 서면 면장, 정영주 전 농협장, 조문호 전 시의원, 최병호 전 도의원

형산강의 발원지이기도 한 이 지역은 예전부터 여름철에도 언덕에 불을 지르면 불이 꺼지지 않고 탈정도로 가뭄이 심한 곳이라 하여 아화 (阿火) 라 이름 붙여진 곳이다.

바둑이나 장기를 두다 상대방이 "아화"하면 "아화는 건천밑에 있다"고 응수하는 농담속에 등장하는 아화는 이곳 면소재지인 아화에서 비롯된다.

경북북부지방은 1모작을 주로 하지만 벼농사를 짓기 위해 소형 저수지를 많이 만들어 벼농사를 짓고 그 후작으로 보리를 많이 재배했다. 과수 등 순수 농업지역으로 도리 지역은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재배로 농약을 쓰지 않고 무공해 쌀을 재배하여 농가 소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선구 서면 부면장은 "서면은 논농사를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한우, 돼지 사육으로 축산이 성행한 지역"이라며 " 당도 높은 배, 사과, 복숭아, 포도 등 과수를 많이 재배하여 농가의 소득에 기여하고 있다. 서면 농공단지의 조성으로 공장이 일부 입주하고 있고 고용창출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도4호선 고속도로, 철도가 면 중심부를 관통하여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240만㎡ 규모의 공단조성을 추진, 지역발전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인구가 계속 줄어 아화역이 폐쇄되고 경주시립화장장 신축부지로 서면 도리가 선정되어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고 지역이 더욱 쇠퇴할까 두려워 하고 있다.

경주시가 새로짓는 화장장은 초현대시설로서 주변환경이 공원처럼 깨끗하다면서 인센티브를 주고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동의 없는 화장장 건설은 승복할수 없다며 시위로 맞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 폐쇄된 아화역은 경주, 영천, 포항을 장보러 다니는 주민들이 자주 이용해 왔다. 특히 장날이면 이곳 할머니들이 농산물을 팔려 다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박계화(80)할머니는 40년을 이용해온 역사를 이용객이 적다는 이유로 폐쇄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아쉬워 했다.

이곳 주민들은 "역이 폐쇄된 후 아화가 날로 쇠퇴해지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고속도로가 생긴 후 손님을 많이 잃었지만 지금도 영주, 안동, 원주로 나가는 사람들은 더러 이 역을 찾았다가 허탕치기 일쑤"라며 역 부활에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서면은 신라의 옛도시 경주시가지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문화유물이나 사적지를 갖지 못하고 내놓을 만한 관광자원이 없다.

영천시 북안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북은 인내산과 남으로는 오봉산으로 둘러 싸여진 아늑한 지역 지세로 옛 부터 인심이 좋기로 이름난 지역이다. 일명 주사산(朱砂山), 부산(富山)이라 불리는 오봉산(五峯山) 정상에는 옛 설화를 간직한 주사암이 있다.

주사암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 대사가 주암사(朱巖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 절의 내력과 관련된 설화가 전해진다.

이곳 오봉산에 올라 깎아지른 절벽 위 마당바위에 서서 바라보고 있자면 한여름엔 짙푸른 녹색의 바다, 가을엔 울긋불긋한 단풍의 향연으로 어지럽고, 안개라도 싸이는 날엔 진정 속진을 떠난 듯 잠시 산 아래 세상을 잊어버리는 선경에 든다.

고려 명종 때 벼슬에 뜻이 없이 고향인 경주에 눌러앉아 159권의 문집을 남긴 김극기가 주사암에 올라 다음과 같이 읊었다고 한다.

멀고 먼 구름 끝에 절이 있으니

속진 떠난 경지가 거기 있구나.

새나 날아오를까 굽어 오른 하늘가에

봉수대가 바위 위에 올라앉았네

성씨별 분포를 보면 김해김씨가 150여호로 가장 많고 100호를 넘는 성씨는 경주김씨, 경주이씨, 밀양박씨이며, 그다음으로 파평윤씨, 진주하씨, 월성박씨, 평해황씨순이다. 박준현·고치환기자

서면을 빛낸 사람들

△김봉갑(在日 사업가) △김원환(전 은행지점장) △김용호(씨름인) △김종호(전 서면단협장) △김현준(목사) △박광열(전 농지개량조합장) △이기호(전 청와대 이사관) △이기우(전 읍장) △이갑우(在日·사업) △이외남(〃 ) △윤기수(〃 ) △최광태(유전공학박사) △황윤수(전 아화우체국장) △이원식(전 경주시장) △이열우(예비역 육군준장) △방원팔(현 육군소장 52사단장) △최병호(전 도의원) △이현우(전 경주세무서장) △박진우(전 신협중앙회장) △정영수(전 아화농협장) △조문호(전 시의원) △박춘발(전 시의원) △김성오(전 시의원) △김태천(대구지법 포항지원장) △문재근(변호사) △윤영모(전 원호청장) △최용찬(대구경북버스회장) △이기호(경북전문대학장) △이정우(양산 삼우정공대표) △김재하(삼성야구단장) △김태락(대구 산중식당대표) △송규태(전 건천읍장) △최준민(전 경주시과장) △이진락(전 서울평통위원) △박태수(현곡면장) △최주환(전 경주시산림조합장) △이영희(김해 진광금속대표) △박곤옥(서울 새벽집 대표) △이상로(서면 면장) △임기택(서면새마을협의회장) △윤순화(서면새마을부녀회장) △허기원(서면이장협의회장) △박병춘(서면의용소방대장) △김용열(서면자율방범대장) △김정환(서면체육회장)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