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海 깔린 고공잔도 걸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구나
雲海 깔린 고공잔도 걸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구나
  • 승인 2009년 04월 02일 22시 41분
  • 지면게재일 2009년 04월 03일 금요일
  • 14면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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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복의 명산 트레킹 - 1 중국 삼청산
비가 내려 더욱 운치를 자아내는 삼청산.

경북산악연맹(회장 강석호)에서 해마다 추진하고 있는 해외 명산 트레킹을 더욱 확대해 경북의 많은 등산애호가들에게 보다 나은 트레킹의 묘미를 맛보게 하고자 올해 첫 해외 명산 트레킹 코스로 잡은 중국 강서성(江西省)에 소재한 삼청산(三淸山)과 용호산(龍虎山), 귀봉(龜峯)을 소개하고자 한다.

답사차 지난 3월12일부터 16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연맹 임원 4명과 함께 다녀 온 중국 명산의 면모를 부족하나마 글로 쓴다.

3월12일(목), 서둘러 집을 나서 김해공항에서 낮 12시30분에 상하이(上海)로 출발하는 중국 동방항공(MU 0534편)을 타기 위해 일행들과 만나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포항을 떠났다.

김유복 씨

중국 동방항공을 자주 이용하긴 했지만 서비스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한국인 승무원이 빛깔 고운 차이나복을 입고 나와 친절히 대해주니 사뭇 편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오후 2시10분(중국과의 시차가 1시간이지만 편의상 한국시간으로 표기함), 중국 제일의 도시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비가 내린다. 기분 좋은 출발이 아니다. 산에 가는데 비가 오면 정말 칙칙해진다.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가이드를 만나 공항을 출발한 시간이 오후 3시, 점심은 비행기에서 먹은 기내식으로 때우고 12인승 미니버스에 올랐다. 가이드가 중국동포 김용남(37, 연길출신)이라고 인사하는데 어디선가 낯이 익어 몇 마디 오가다보니 지난 2001년 7월 우리 연맹에서 실시한 백두산(서파-북파)종주산행 때 가이드를 한 사람이다. 이 넓은 중국 땅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8년 전의 일이 새삼 떠올라 웃음이 절로 나온다.

삼청산 근처 4성급호텔

사연인즉, 당시 백두산종주를 끝내고 하산해 버스에 올라 뒤처진 동료들을 기다리는 중, 중국인 잡상인들이 장뇌삼을 사라고 올라와 조르는 것을 기이드가 내려 보낸 적이 있는데, 다음날 아침 출발하려는데 가이드가 엉망으로 얻어맞은 채 나와 깜짝 놀랐다. 전날 밤 중국인 잡상인들이 자기들 장사를 방해했다고 숙소로 찾아와 흠씬 두들겨 팼다는 거다. 그때는 초보가이드라 그런 사정을 몰랐다는 김용남씨를 8년이나 지난 지금 만나니 반갑고 기쁘지 않을 수 없다.

황포강(黃浦江)을 건너 상하이-항조우간 고속도로를 쾌속으로 달린다. 잘 닦여진 고속도로 양편에 즐비한 대형광고탑들이 중국의 발전을 상징이나 하는 듯 내게로 다가온다. 4시간여를 달린 뒤 들른 금화(金華)휴게소에서 중국의 주먹밥 '쭝즈(棕子)'로 허기를 달랜다.

아찔한 잔도의 투명전망대

절강성(浙江省)을 지나 강서성(江西省) 첫 도시이자 삼청산의 들목인 옥산(玉山)에서 50㎞ 떨어진 삼청산 바로 아래 수운산장(水雲山莊)이란 4성급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밤 11시가 다 되었다. 8시간의 육로이동으로 목적지에 닿았다.

중국여행은 긴 육로이동으로 초반부터 녹초를 만든 다는 건 다녀 본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다. 늦은 밤에 도착한 우리 일행들을 위해 키가 2m나 되는 거구의 호텔 첸웨이씨(陳慰祺)사장과 이번 답사산행을 현지 안내할 강서관광국제여행사 박춘홍 부장(여. 41, 연길출신) 등이 마련한 성찬에다 강서성 명주(名酒) 사특주(四特酒)로 피로를 풀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토론하다 자정을 넘어서야 방에 들어왔다. 이렇게 긴 하루를 보내고 '천하제일선산(天下第一仙山) 삼청산(三淸山)' 자락에 묻혀 깊은 잠에 빠졌다.

삼청산 최고봉 옥경봉

3월13일(금), 아침 7시쯤 눈을 뜨자마자 창을 열었다.

잔뜩 흐린 날씨에 비가 내린다. 마음이 무겁다. 삼청산은 최근에 알려진 명산이라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비가 오다니…. 안타까운 심정으로 배낭을 꾸려 나왔다.

간밤에는 볼 수 없었던 중국인들이 로비에 북적댄다. 호텔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삼청산 동쪽 금사(金沙) 케이블카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9시 11분, 비가 내리는 산을 올려다보니 기가 막힌다. 구름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기암, 괴봉들이 신비롭기만 하다. 8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급경사를 오르는 동안 바깥 경치가 흐릿하게 눈을 가린다. 멀리 기암절벽에서 폭포수가 흘러내리는가 하면 구름 속에 가린 산경치가 베일에 가린 병풍처럼 보일락말락 애간장을 태운다.

지난해 7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삼청산(해발 1816.9m)은 중국국가중점풍경명승구(中國國家重點風景名勝區)로 지정된 총면적 12만㎢의 거대한 화강암 암봉림(岩峰林)으로 이뤄진 산으로 주봉인 옥경봉(玉京峯, 1816.9m)과 옥허봉(玉虛峯), 옥화봉(玉華峯) 등 삼봉이 중국 도교(道敎)의 시조로 알려진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의 앉은 모습과 같다고 해 삼청산(三淸山)이라고 이름 지어 졌으며 일찍이 북송(北宋)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남승편오악(攬勝遍五岳) 절경재삼청(絶景在三淸)-오악의 뛰어남을 모두 보고자 한다면, 삼청산에 그 절경이 있다'고 극찬을 한 바 있고 도교를 대표하는 명산중의 하나로 도교문화 유적이 곳곳에 있어 황산(黃山)과 견줄 만한 매력이 넘치는 산이다.

구름사이를 헤집고 올라 온 케이블카를 뒤로 하고 말로만 듣던 고공잔도(高空棧道)에 발을 들여 놓은 시각이 오전 9시30분.

삼청산 트레킹은 7개 코스로 나뉘어 진다. 만수원경구(萬壽園景區), 남청원경구(南淸圓景區), 양광해안경구(陽光海岸景區), 서해안경구(西海岸景區), 삼청복지경구(三淸複地景區), 옥경봉(玉京峰), 서화대(西華臺) 등으로 크게 분류되며 경구(景區)마다 독특한 명칭이 붙은 기암(奇岩), 괴석(怪石)들이 즐비하다.

우리 산악인에게는 반듯이 가야 할 트레킹 대상이 삼청산의 최고봉 옥경봉(玉京峯, 1816.9m)의 오름짓이다.

평균 1600m지점에 설치한 고공잔도는 세계최고높이와 3.6㎞라는 길이를 자랑하는 시멘트로 절묘하게 만든 트레킹 통로이다. 깍아 지른 절벽 산허리를 띠를 두르듯 굽이굽이 휘감아 도는 모습이 흡사 거대한 뱀이 산중턱을 감고 있는 형상이다.

3.6㎞의 이 고공잔도를 총인원 150명이 300일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설치했다는 기록을 보고는 정말 놀랍기만 했다. 직각에 가까운 절벽에 길을 낸다는 발상과 그걸 300일 만에 완성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중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운해(雲海)가 깔린 고공잔도를 따라 걷다 보면 신선이 구름 위를 거니는 모습으로 비쳐져 더욱 신비로움이 살아난다. 청명한 날 천 길 낭떠러지를 보며 걷는다면 한 발짝도 떼지 못할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하니 오히려 구름 속 신선처럼 거니는 편이 더 운치가 있고 즐겁게 여겨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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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2009-04-17 14:39:57
"김유복의 명산 트레킹 - 1" 말미에 "계속-"이라면 "명산 트레킹 - 2"도 나올 법한데 2주째 게재가 되질 않군요, 워떻게 된겁니까? 궁금합니다, 읽고 싶습니다!

동명 2009-04-04 09:18:33
불가(佛家)에서 백척간두에서도 진일보한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1,600m 높이의 고공잔도? 글을 읽는 순간 신선?은 커녕 오금이 절이고 숨이 찹니다,,, 글을 참 잘 썼습니다!